다음달 일제히 개원되는 충북 도내 기초의회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예비의원들이 벌이는 행태들을 보면 가히 가관(可觀)이다.

시·군의회 의장은 의원들을 화합해 이끌어 나가고 집행부를 견제, 감시할 수 있는 권위와 리더십을 필수덕목으로 갖춰야 한다.

그런데 의회가 아직 개원도 안됐는 데도 벌써부터 예비의원들이 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자를 헐듯는 것은 다반사이고 의장 당선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 않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운전기사가 딸린 관용차와 수행비서, 매월 200만원이 넘는 의장활동비 등 의장에게 주어지는 각종 특전을 차지하기 위해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어두운 의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2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당선이 되면 항상 낮은 자세로 군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목놓아 외친 후보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가슴이 아프고 통탄할 일이다.

중부권 모 의회의 경우 "국회처럼 다수당이 의장을 맡아야 한다" "다선의원이 의장을 해야 한다" "최다 득표를 얻은 당선자가 의장을 차지해야 한다" "초선이라고 의장을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 등 예비의원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아전인수격 주장을 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같은 당 예비의원들끼리도 서로 헐뜯고 한 지붕 두 가족 살림도 마다하지 않는 등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태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군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고 의장 자리에 눈이 먼 일부 자격미달 예비의원들은 유권자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에 대해 낙선한 선배님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예비의원들은 의장을 잘못 선출하면 2년 동안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커녕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만 하는 2중대로 전락한다는 것은 명심하고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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