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백 개인전 ...22일부터 무심갤러리서 '글로리아' 展

무심갤러리는 22일부터 7월3일까지 이화백 작가의 'Gloria'전을 개최한다.

2007년 'Rhapsody'전 이후 3년 만의 개인전으로 피로연과 Male Fantasy 시리즈 이후 Avenue와 Ikon 시리즈를 새로이 선보인다.

이 작가의 작품은 기존의 작품보다 유화에서 느껴지는 오일감이 배재되고 더욱 원색적인 화려함으로 다가온다.

이 작가의 작품은 풍속화적인 측면을 캔버스 안 가득 담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즐비한 카페 안 풍경은 이 시대의 단면을 잘 나타낸 것으로 조선조 말 단원과 혜원으로 대변되는 풍속화가 그 시대 삶의 단면이듯 동서 문화가 교차하는 이 시대 삶의 진정한 모습을 대변한다.

이 작가의 그림에는 20대~30대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등장한다. 정장이거나 캐주얼한 차림을 한 남녀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모두 다른 곳을 보고있을 뿐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작가의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 시선처리다. 이 시선은 정작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군중 속의 고독'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이념적 허장성세나 과장 같은 것이 없다. 사회 현실을 관조하듯이 무심히 바라보는 가운데 그에 대한 판단은 관객에게 맡기고 있다.

이 작가의 '결혼식 후' 연작은 그가 러시아 유학시절에 그린 일련의 카페 연작을 모태로 삼고 있다. 그 결과 이 작가의 그림은 감각적인 도시의 삶의 정경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즉, 그는 순도 높은 색의 사용과 과감한 생략을 통해 어떤 사실의 전달보다는 도시적 삶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가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선보이는 것은 '이콘(Ikon)' 연작이다. 마치 달력 광고나 '핀업 걸(Pin up Girl)'처럼 늘씬하고 예쁜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콘' 연작은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의 욕망에 대해 따끔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작가는 '이콘'이란 기표의 이면에 드리워져 있는 기의에 주목한다. 이 연작에서 성의 상품화의 도구로서의 여성의 몸은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편평하게 칠해진 단색의 배경 위에 고혹적인 여성의 몸매가 드러나 있는데, 그것은 남성에게는 성적 욕망을, 여성에게는 아름다움에 대한 유혹을 부추긴다. 이른바 성형미인으로 대변되는, 가짜가 진짜를 구축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e)' 현상이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작가는 '이콘' 연작을 통해 제기하고 있는 '몸의 담론'은 현란한 몸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결국은 이미지에 의한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작가는 영국과 러시아에서 유학했으며 2002년 음주가무전으로 첫 개인전을 시작한 이후 2005년, 2007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개인전이다.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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