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방호구조과장

요즘 각 소방관서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화재와의 전쟁 '인명피해저감'이라는 슬로건 앞에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선 소방서의 소방관들은 매일 같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방관들의 화재 예방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인명피해가 3명이나 발생했던 복대동의 한 주택화재에서와 같은 화재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화재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최신식 소방, 소화 기구의 보급률을 높인다면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고려해 볼 때 모든 가구, 소방대상물에 화재 예방 기구 등을 설치하게끔 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각종 사고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무엇보다 화재 발생에 따른 대처요령을 스스로가 한 번쯤 생각해보고 미리 습득해 두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큰 소리로 주위 사람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119에 신고 후 자체적으로 소화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고 즉시 소화기나 모래, 물, 옥내소화전 등을 이용하여 소화 작업에 임해야한다.

이때 불 끄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연기에 질식하거나 불에 갇히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한다. 만약 초기 소화에 실패하였을 경우에는 신속히 대피해야 하는데 연소속도를 늦추기 위하여 반드시 출입문은 닫고 대피해야 한다.

또한 어느 곳에서든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가스와 연기를 동반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이에 대한 대처 방안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독가스와 연기가 발생되면 당황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빠르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득이 연기 속을 통과하여 대피할 때는 수건 등을 물에 적셔 입과 코를 막은 뒤 낮은 자세로 대피해야한다.

평소 고층건물이나 복합건물 출입 시에는 비상구의 위치를 한번쯤은 살펴보는 습관을 생활화해 두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피난 시 엘리베이터는 정전으로 멈추어 갇힐 염려가 있고 화재발생 시 연기가 빠져나가는 굴뚝 역할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아래층으로 대피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옥상으로 신속히 대피하여 바람을 등지고 구조를 기다려야한다.

어렴풋이 한 번쯤은 듣고 보고 했던 가장 기본적인 행동요령이지만 때로는 가장 기본적이고 누구나 알고 있다는 그런 것이기에 무관심하고 소흘히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쟁력 15위라는 선진국 대열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발생 빈도나 그 형태를 보면 아직까지 후진국형 화재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자기의무와 책임감 부족한 거 같다.

내 이웃과 사랑하는 가족을 화재로부터 지키는 일은 안전불감증에 길들여진 나 자신의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고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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