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수정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데 대해 책임지겠다"고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회의 세종시 법안 처리와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은 정 총리가 총리에 내정되면서 들고 나와 10개월간 여야와 지역을 갈등 속에 몰아 넣었지만 결국, 국회서 폐기됐다.

 정 총리는 "국회 표결이 끝난 지금, 이제는 국무총리로서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안타깝지만,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국회의 결정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나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진다"며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도 이번 안을 설계했던 책임자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인 관계로 사퇴의사를 곧바로 표명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정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또 "작년 9월 총리직을 수락하며, 많은 일들을 하고 싶었다"며 "미래세대에게는 창의적이며 신명나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었다. 소외된 분들에게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회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평생을 대학 강단을 지켜온 나는 정치적으로 많이 미숙하다. 그러다 보니 본의와 다르게 공격을 받기도 했고, 이런 저런 실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며 "반대하는 분들을 끝까지 설득해내지 못한 것은 나의 능력과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결론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되며 모든 논란과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임정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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