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 서부종합사회복지관장

6·2 지방 선거가 막을 내린지 벌써 한달이 다됐다.

이번 선거는 정치권의 여러 중점 사안들이 대립의 각을 세우며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되었지만 천안함 사건을 필두로 한 북풍과 이에 맞서 제대로 일으키지도 못한 노풍의 소용돌이 속에 정작 중요히 다루어져야 할 정책은 바람에 날려 공중으로 흩어져 버린 듯 하였다.

충북지역에서는 '충북사회복지연대'를 통해 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지역별 후보자 토론회를 계획하였으나 몇몇 후보자들의 불참 의사로 정책토론회는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충북사회복지연대는 충북도지사 후보와 청주시장 후보 복지공약 평가 정책 토론회를 열고 각 후보자의 복지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충북사회복지연대가 제안하는 복지 공약수용 여부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다.

그러한 결과였을까?

지금껏 지방선거 투표 결과를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시청한 적이 없었던 듯 하다. 치열한 접전 속에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르게 여권의 완패와 야권의 선전으로 결론 지어졌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언론에서는 4대강으로 종교계가, 세종시로 충청권이 현 정권에게 등을 돌렸다고 평가하였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지니는 정말 주요한 의미는 이제 더이상 국민들은 바람 싸움에 흔들리지 않으며 언론의 놀음에 혼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정확한 의사 표현이었던 셈이다.

또한 이번 선거의 주요 핵심 변화는 후보자들의 공약이 복지 정책을 중심으로 공방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무상급식'은 진보와 보수의 대표적 인식 차이를 보이며 복지 정책의 차별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이는 결국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싸움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보편적 복지'의 출현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는 것과 복지 국가를 향해 가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란 것이다.

이번 지방 선거 당선자들은 '보편적'복지를 선택하고 있다. 무상급식을 비롯한 많은 복지 공약과 정책들을 약속하고 있다. 우리는 이 약속이 이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당선자들의 공약은 지역 주민들의 삶을 위해 반드시 이루겠다는 다짐이기에 4년간의 임기 동안 실천되어 우리의 현실이 되어야 한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당선자들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역 주민들의 믿음에 의한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아진 결과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함이 그들의 책임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방정치의 성장과 발전은 선거를 준비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표를 얻기 위해 고개 숙이고 먼저 손 내밀었던 처음의 그 마음과 자세를 잃지 않고 앞으로의 4년 간을 지켜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다.

앞으로 충북사회복지연대에서는 지속적으로 공약 이행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과 결과 발표를 통해 당선자들이 약속했던 정책들이 실현되는 것을 확인하고 평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모니터링 활동은 감시의 요인보다는 함께 성장하고 발전적인 지역 사회와 지역 문화를 이루며 지역 주민들의 알 권리와 당선자들의 실천 의지를 다지기 위함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제 당선자들이 약속하는 복지 정책이 실현되어 꽃을 피우기를 기대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소수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해 같은 편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같은 편에 서서 가치를 평가하며, 같은 편에 서서 정책을 고민하고, 같은 편에 서서 정책을 실천해 나가기를 부탁드린다. 그리하여 민선5기는 복지 세상을 향해 커다란 '한 걸음'을 의미 있게 내딛게 되기를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믿어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