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당선자 241명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취임사에서 하나같이 장미빛 청사진을 내걸고 국민을 하늘처럼 모시고 섬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특히 민선4기에서 상당수의 자치단체장들이 각종 비리 등 혐의로 잇단 구속된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투명한 행정을 강조하는 등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보였다.

충청북도 중부권의 한 자치단체장은 취임식에서 군민에게 약속한 3가지 덕목 가운데 첫 번째로 정직과 청렴을 내세웠다.민선4기에서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각종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지역의 위신을 실추시켰다며 자신은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키고 부정과 부조리를 원천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자치단체장도 취임사에서 "지금 저에게 욕심이 있다면 먼 훗날 가장 일 많이 한, 청렴한, 진실하고 부지런한 군수로 군민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되는 것"이라며 청렴하고 투명한 행정을 강조, 과거 단체장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의 약속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밋빛 약속은 이미 구속된 자치단체장들도 취임식에서 내세운 것으로 하나의 통과의례로 인식하고 있다.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은 주민들이 취임사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물론 재임기간 사심없이 열심히 일한 자치단체장들이 더 많다. 그러나 자기가 선출한 단체장이 재임중 뇌물수수 등 비리로 구속된 지자체의 일부 주민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신감을 떠나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옛 말에 공언무시(空言無施)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빈말만 하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빈말의 결과는 구속과 낙선 두 단어 뿐이다. 이날 취임한 단체장들은 부디 초심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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