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섭 논설위원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분모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언론인으로 근무하는 동안 필자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들과 인터뷰하면서 이를 책자로 펴낼 기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정리하여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솜씨와 마음씨, 말씨 등 3씨를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첫째, 제대로 된 솜씨를 갖추려면 일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학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마음씨는 항상 친절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수다.

셋째, 말씨는 겸손하고 칭찬하면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가 중요하다.

현대건설 사원으로 입사하여 20대 이사, 30대 사장, 40대 회장을 역임하고 서울시장을 거쳐 최고의 지위까지 오른 이명박 대통령. 그 역시 이런 공통분모들을 갖고 있었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대표적 반열로 분류가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어느덧 절반을 넘어섰다. 그의 임기 중 업적에 대한 전반적 평가는 훗날 역사가들이 할 몫이다.

반면 그가 추진해온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등 대표 정책들을 분석해 보면 시급히 보완해야 할 성공 DNA가 2가지 있다.

첫째는 경청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이 사람의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개인 이유는 그만큼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들으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화의 귀재라 불리는 소크라테스가 평상시에 사용하는 대화기법은 질문과 경청 두 가지로 집약된다.

즉,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상대에게 묻고 답변을 듣는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항상 해법을 찾아냈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충청도민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세종시 수정안을 강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6.2지방선거를 통해 충청도 민심이 확연하게 드러나자 세종시 수정안도 법적 절차를 거쳐 폐기되고 말았다. MB는 세종시 원안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놓는 일이라고 했지만 민심은 그의 이 같은 해석을 용납하지 않았다.

충청도 총리를 내세워 충청도 민심을 돌리려 한 이이제이(以夷制夷)정책도 불난 민심에 부채질만 한 꼴이 되었다. 역설적인 말이나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가져다준 일등 공로자는 민심을 경청하지 않은 MB덕분(?)이었다는 패러독스도 항간에 나돌았다.

두 번째 학습이다. 21세기 오늘날의 학습은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평생학습의 개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4대강 사업의 추진은 평생학습을 무시한 경로의존성 발상에 가깝다. 실제로 학습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쌓아온 경로의존성의 덫에 걸릴 확률이 높다.

어줍지 않은 성공에 자아도취가 되어 그 성공을 답습하려는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등배지기로 천하장사에 등극한 씨름선수는 등배지기만을 생각하듯, 토목으로 성공한 사람은 토목을 천하제일로 생각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해서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는 이를 전승불복(戰勝不復)이라 하여 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戰勝)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不復)고 경각심을 주고 있다.

어제 거둔 승리에 도취해 오늘 새로운 방법을 찾지 않으면 승자도 언제든 패자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학습이 부족해도 경청만 제대로 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기에 경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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