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우승으로 2010남아공월드컵이 한 달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세계 축구팬들을 웃고울게 했던 월드컵은 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들게 된 스페인에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영광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잦은 오심에 승패가 갈리며 출전국들의 운명이 엇갈렸다.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불만을 터뜨릴 때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반론이 언제나 뒤따랐지만, 이번 대회만큼 오심이 큰 영향력을 끼쳤던 대회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C조 조별예선 2차전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는 주심의 어설픈 경기 운영이 얼마나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말리 출신의 코만 쿨리발리 주심은 경기 내내 미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 결국 그는 2-2까지 미국이 따라붙은 후반 41분에 모리스 에두(24. 레인저스)가 터뜨린 역전골을 인정하지 않으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어떠한 반칙도 나오지 않는 골 상황이었지만 그는 골을 인정하지 않았고 추후에도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주심의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결국 쿨리발리 주심을 남은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

브라질과 스위스는 억울한 퇴장으로 경기력에 큰 영향을 입었다.

카카는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에 속은 심판 때문에 석연치 않은 퇴장을 당했다. 약간의 충돌은 있었지만, 얼굴을 감싸쥐고 구를 정도는 아니었다.

이 경기에서는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30. 세비야)가 명백한 두 번의 핸드볼 반칙에도 불구하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부분도 전혀 심판의 지적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됐다.

스위스도 좋은 활약을 하던 발론 베라미(25. 웨스트햄)가 전반 31분만에 퇴장을 당하며 경기를 망쳤다. 결국 스위스는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칠레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행운의 승리를 가져갔던 칠레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마르코 에스트라다(27. 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결국1-2로 패해 조 2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조별예선에 이어 단판으로 치러지는 2라운드에서도 오심은 계속됐다. 잉글랜드는 프랭크 램파드(32. 첼시)의 골이 인정받지 못해 16강에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아르헨티나도 카를로스 테베스(26)의 추가골이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심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멕시코는 무기력하게 1-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항상 도마 위에 오르는 오프사이드 논란은 이번 대회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다.

결국 제프 블래터 FIFA 회장(74)은 심판들의 잦은 오심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비디오 판독 도입을 규정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약속했고, 2014브라질월드컵부터는 2명의 주심을 추가해 6심제의 운영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FIFA는 남아공월드컵에서 크게 불거진 심판들의 오심을 막기 위해 11월께 가시적인 결과물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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