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정신이여, 부활하라!

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필자는 지난주에 청주에 있는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 창업보육센타에 강의를 다녀왔다.

원래의 강의 분야는 기업경영과 관련한 법률문제였는데, 대학 4학년 졸업반 학생부터 직장을 다니는 예비창업자, 그리고 회갑을 훨씬 넘겨 백발을 휘날리면서도 눈망울은 또랑또랑 살아있는 노신사 분까지 너무나 많은 분들이 밤늦도록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정열을 감추지 못하고, 본래의 법률문제 보다는 창업 선배로서 창업자의 창업 철학과 기업가정신, 그리고 이기는 비즈니스를 위해 지켜야할 철칙 등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을 두어 강의를 한 바 있다.

약 10여년 만에 벤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기존 2000년대 광풍처럼 불었다가 쉽게 꺼졌던 벤처 열풍보다 오히려 단단하게 다져지면서 스마트폰·3D·녹색바이오 등 벤처기업이 맹활약하고 있는 분야도 넓어졌고, 실적 또한 뒷받침되어 있어 거품으로 쉽게 꺼질 것 같지는 않다.

벤처기업 수도 연일 증가하고 신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한때 업계를 주름잡았던 벤처 1세대 스타 CEO들도 다시한번 스타의 반열에 복귀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의하면 2010년 5월 현재 국내 벤처기업 숫자는 2만500여개다. 지난 1998년 벤처기업 확인제도가 도입됐을 때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그 숫자가 늘었다. 전체 기업숫자 가운데 인증받은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수는 불과 0.6%로 미미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8%, 고용에서는 3.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나 그 중요성도 커져있다.

2001년 이후 IT버블이 붕괴되면서 많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많은 벤처기업들과 살아있는 벤처정신은 일자리 창출과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후 많은 벤처기업의 흥망성쇠가 반복되며 어려움이 이어졌지만 역동적인 벤처정신은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벤처기업이 다시금 부활의 날개 짓을 활짝 펼치고는 있지만,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나 창업 열기는 예전 같지 않다. 필자도 구직난 등으로 움츠러든 대학생들을 향해 '청년창업 필승론' 을 외쳐대며 독려해 보지만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은 많이 움츠러들었고 대학이나 연구소의 자체 창업, 분사 등의 분위기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경기침체의 골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더욱 많은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대기업 취업이나 고시공부, MBA를 향해 해바라기처럼 달려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정부당국 및 유관기관들은 최근 수출기업들의 실적 호전에 이은 벤처기업들의 부활 분위기를 살려 젊은이들은 혁신 기술에 기반한 신성장동력 분야의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수직적 종속 구조의 강요가 아닌 상생의 구조로 도와주어 반드시 벤처 붐으로 승화해내야 할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도 이미 검증된 분야나 회사에만 안정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패턴을 바꾸어 혁신적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가능성이 큰 업체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외부적인 지원 및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물리적 나이를 잊은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창업열기가 되살아난다면 우리가 IT, BT의 진정한 강대국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불이 꺼지지 않는 강의실, 연구실의 백발을 휘날리는 청춘, 그 도전정신이 멋진 꽃을 피우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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