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의 세상읽기]

납세는 의무다. 따라서 세금은 내고 싶다고 내고, 안내고 싶다고 안내는 것이 아니다. 국민으로서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 속에는 국민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래서 나라살림 돈은 허투루 쓰면 절대안된다.

이를위해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기 위해 예산안을 편성하고,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정부의 예산안을 심의, 승인하는 것이다.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할 때는 각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긴박하게 움직인다. 한푼의 예산이라도 더 따오기 위해서다. '우는 아이 젖 한번 더 준다'고 했듯, 자치단체장들은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읍소'하고 '인맥'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시민들은 "자치단체의 예산확보는 곧 단체장의 능력과 정비례한다" 고 압박도 한다.

이렇게 따온 예산이기에 자치단체들도 예산의 집행엔 더욱 철저해야 한다. 특히 자치단체가 수익사업에 투자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일선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대신해 예산을 집행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서민들에겐 1∼2억 원이 어떠한 돈인가?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 중엔 수익사업 투자에 수십억 원의 예산쯤은 가볍게 생각하기도 한다. 국민의 피와 땀인데 말이다.

보도에 따르면 얼마전에 인기몰이를 한 '제빵왕 김탁구'란 드라마와 관련해 충북도와 청주시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나 청주시도 '제빵왕 김탁구'의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촬영지로 알려진 청주시 수동 수암골과 청남대등이 호기심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들고 인기몰이를 하자 이와관련한 관관상품의 개발등에 관심을 가질만도 하다.

여기에 드라마의 관광상품 개발권자가 '제빵왕 김탁구 전시관' 등을 1단계사업으로 시작해 4단계까지 사업을 확장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드라마와 관련한 전시관과 체험관 운영 등의 사업계획을 충북도와 청주시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편 충북도는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 연계 관광활성화 계획'으로 총 9억원을 투자해 청주·청원·옥천·괴산·충주등에 촬영지를 잇는 장·단기 53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시도 임대할 창고의 기초적인 시설을 개보수 제공할 계획이란다. 어쨌든 수익사업을 위해 예산이 투자케 된다.

'제빵왕 김탁구'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드라마의 촬영지인 청주시 수동 수암골이나 청남대가 아니다. 드라마의 내용이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인 '공정한 사회'와 함께한 '성공 스토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몰이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지속될 뿐이다. 드라마가 종영되고 또다른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때 '제빵왕 김탁구'는 시청자들의 뇌리에서 지워질 수밖에 없다.

기억속에서 지워진 '제빵왕 김탁구'를 찾아 수동의 수암골 비탈길을 걸어볼 시청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청남대도 그렇고 청주와 옥천 충주등 촬영지를 잇는 관광상품을 찾는 관광객들은 또 얼마나 될까. 또 청주시와 제빵업계의 상관관계가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시민의 말처럼 "나주에 있는 '주몽' 세트장의 경우 주몽 시청률이 50%를 넘었는데도 현재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투자한 수익사업이 적자가 나거나 사업의 실패로 수십억 원의 손해가 났어도 그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했던 공무원들 중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것이 공직사회의 현실이다. 청원군 초정 스파텔의 경우가 예산을 낭비한 대표적인 사례중의 하나다. 이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필자만의 생각일까.

국민의 피와 땀이 배어 있고, 읍소하고 인맥을 찾아 다니며 따온 예산인 만큼 이제는 정말로 필요한 곳에, 꼭 써야할 곳에 사용하라. 시민들이 세금 내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제빵왕 김탁구'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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