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 감시해야 할 의회가 혈세낭비 앞장"비난

청주시의회가 해외연수를 추진하면서 의회사무국 직원 절반이상을 동반키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청주시에서 해외동반 사무국직원들이 너무 많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강행하고 있어 집행부의 예산낭비를 감시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혈세낭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청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청주시의원 26명은 기획행정위원회를 비롯한 4개 상임위원회별로 오는 15일부터 29일까지 6~9일 일정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다.

시의회는 이번 해외연수를 수행하기 위해 상임위별로 많게는 6명부터 적게는 5명씩, 모두 22명의 의회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해외출장 승인을 지난 11일 청주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이같은 시의원 해외연수에 의회사무국 인원의 절반이 넘는 공무원을 수행토록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다.

청주시에서도 '수행공무원이 지나치게 많다'라는 의견을 시의회에 보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의사국은 전체 직원 34명중 속기사, 운전직 등 기능직 공무원을 제외하면 일반직 공무원은 2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의사국 전체가 이번 해외연수에 참여하는 셈이다.

이에따라 해외연수기간에 청주시의회는 '개점휴업'이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4개 상임위별로 전문위원회 근무 직원 전원이 이번 해외연수에 동원돼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복지환경위원회의 경우 시의원이 6명인데 의회사무국 직원 6명이 동행할 계획이어서 사실상 직원 1명이 의원 1명씩 '1대 1로'수행하는 셈이다.

시민 유모(41·상당구 율량동 현대아파트)씨는 "개혁을 표방하는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민선 5기의 청주시의회에서 예전의 구태를 똑같이 답습한다는데 크게 실망을 했다"며 "청주시가 얼마전 예산부족으로 지방채까지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신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면 이렇게 혈세 낭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반모(여·47·상당구 금천동 현대아파트)씨는 "지방의원들은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거나 부적절하게 편성된 예산은 삭감하는 등 예산·결산 심사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행부의 예산낭비를 감시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예산을 낭비하는데 앞장 선다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의회 해외연수 계획에 대해 논란이 일자 시의회는 6일 오후 당초 계획했던 사무국 직원 5명을 줄여 줄 것을 청주시에 요청했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그래도 많다'라는 반응이다. / 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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