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대량 구입해 싸게 공급...충북은 "재정없다"

배추값의 고공행진 속에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배추값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충북도를 비롯한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서민경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충북도 민선 5기가 도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데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인천, 대구, 경기 등 지자체들은 배추값 안정을 위해 지자체에서 예산을 들여 배추를 대량 구입해 시중가보다 30~40% 싸게 지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는 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배추 30만포기를 전통시장 47곳에서 시중가의 70% 수준에서 공급한다. 인천시도 7∼15일 각 구청과 농협하나로마트에 '배추직거래장터'를 개설해 배추 140톤을 시중가보다 40% 저렴하게 판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1억4천만원의 예산을 내놓았다.

대구시도 배추가격 폭등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고 도매시장 반입 배추 60톤(5만 포기)를 시중가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공급하기로 했다. 배추 1망(3포기)당 가격은 1만5천∼1만8천원. 경기도는 매주 토요일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열리는 토요장터에서 시중 배추값의 20% 정도 저렴하게 배추 2천포기씩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들이 배추값 잡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충북도와 청주시는 "계획이 없다", "예산이 없다"는 말로 외면하고 있다.

충북은 충북에서 생산되는 배추의 80%를 타지역에 공급하는 배추 생산지라 타지역에 비해 배추가격대가 낮아 서민부담이 덜하고, 지방재정이 낮다는 것이 이유다. 대신 충북도는 열무, 얼갈이배추 등 대체작물 재배 확대 독려, 병해충방제와 영양제 지원 등으로 배추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충북도 원예유통식품과 관계자는 "충북은, 배추 물량이 부족해 수요자가 몰려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 아닌데다, 서울, 경기 등 타지역에 비해 배추가격이 비싸지 않고 지방재정이 낮아 현재로서는 타지자체처럼 공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일 후쯤인 11월 초에는 김장용배추가 출하돼 기후상태가 변수지만 그때쯤이면 배추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며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7일 충북지역 배추 1포기 도매가격은 7천300원, 소비자가격은 8천380원으로,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비싸기만 하다.

농협도 배추값 폭등에 따른 서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김장용 배추를 1포기당 2천원에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 농협 NH쇼핑 홈페이지(www.nhshopping.co.kr)를 통해 선착순 접수되는 이번 예약판매는 1인당 9포기까지 살 수 있다. 공급물량은 300만 포기로 25만 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 분량이며, 예약접수를 하면 다음달 29일부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배추를 수령할 수 있다.

또 농협은 오는 14~24일 청주, 대전 등 전국 14개 농협하나로마트에서 780톤의 배추를 시중보다 30% 싼 가격에 판매한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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