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원들이 제9대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줄줄이 해외연수를 다녀온다. 그러나 도청이전 신도시 국비확보 문제 등 충남도정 사상 가장 열악한 재정상태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과 관광지 코스 일정이 상당부분 포함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21일 충남도의회 각 상임위원회에 따르면, 문화복지 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9일간 호주와 뉴질랜드로 국외출장을 간다.

방문 목적은 선진 복지시스템과 환경·수질 관리 실태파악, 아동보육시설 및 노인·장애인 복지시설 견학, 주민보건·편의시설 운영현황 파악 등이다.

이들은 뉴질랜드 로토루아와 오클랜드 등을 돌며 웨어 알로하 노인복지시설 등 복지센터와 장애인 시설, 아동보육시설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편익시설 벤치마킹과 관광상품 접목 연구, 친환경 체육시설 현황 파악 등을 이유로 레드우드 수목원이나 로토루아 호수, 아이토모 동굴, 시드니 블루마운틴, 바이센터니얼 파크, 올림픽 스타디움, 올림픽 파크 등 관광성 목적지도 상당수 포함됐다.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 8명은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를 다녀온다.

이들은 3국의 소방조직 운영과 동절기 안전 출동체계 파악, 도시계획 수립 및 고대 건축물 관리 실태자료 수집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의원들은 부다페스트 소방서와 크라카우 문화재 관리국, 프라하 시청 등을 들를 예정이며 대부분의 일정은 사실상 관광일정인 부다페스트 고대유적을 포함한 체스키, 코로로프, 프라하 등을 돌며 고대 유적과 유물 견학으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9명도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흘간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갈 예정이다.

이들은 미국 워싱턴 주립대, 캐나다 온타리오 국립초등학교, 온타리오주 교육청, 토론토 교육청, 오타와 국립중학교, 퀘백시 클리어포인트 초등학교, 보스톤 교육청, 보스턴 웨스턴 중학교, 뉴욕시 교육청 등 교육기관 등을 돌며 교육시설과 공무원교육 프로그램 운영 실태, 복지교육정책, 급식제도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그러나 교육위도 사실상 관광성격인 뉴욕 시립도서관, 워싱턴 자연사 박물관, 백악관, 국회의사당, 워싱턴 국립 도서관 등 패키지 관광코스를 슬쩍 끼워 넣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외국을 나가는 것이 꼭 나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다만 관광목적의 일정이 관행처럼 포함되는 것은 도민 세금을 쓰는 처지에서 심도있는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민선5기가 갓 출범한 상황 속에서 예산심의 등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벌써부터 의원들이 해외로 간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충남도의 재정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원들의 무분별한 해외 연수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무국외여행 1인당 여비는 360만원으로 1억여원이 들어가며 위원회 당 2명씩 공무원이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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