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사 20년' 청원생명살림 이우신 대표

"농산물은 유통비용이 50~80%입니다. 다 낭비에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된다면 유통비용만큼 소비자는 싸게 사서 좋고, 생산자는 시간절약돼 좋고, 농산물은 더 신선하고…. 로컬푸드는 단순히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원하는 것입니다."

청원생명살림영농조합법인 이우신(58) 대표는 청원군 옥산면 덕촌리에서 20년째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다. 토마토, 얼갈이, 쌈채소 등이 자라는 친환경 농장에는 농약냄새가 아닌 향그러운 냄새가 가득하다. 無농약, 無제초제, 無비료로 20년째 친환경농사를 짓기 때문.

"배추파동 때도 유통구조가 문제였는데 항상 손해 보는 건 농민과 소비자에요. 9월 한달간 1억원을 손해봤어요. 지자체에서 나서서 로컬푸드를 활성화하면 이런 문제도 해결돼요."

그가 친환경농사를 시작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69년 옥산에서 옥수수 농사를 짓다가 농약중독으로 쓰러져 홍역을 치뤘기 때문. 농약의 위험성을 몸으로 느낀 것이다.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이 건강해야 하는데 학교급식을 최저단가로 싼 거를 먹이면 안되죠. 내년부터 시행될 충북도 무상급식도 할거면 건강한 '친환경 로컬푸드 무상급식'이 바람직합니다."

이 대표는 현재 청남초, 상당초, 진흥초 등 5곳에 채소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2학기부터는 서울지역 400개 학교에도 납품한다. 생협, 청주YWCA, 친환경 콩버거 판매점 'All利'에도 신선한 채소류를 공급하고 있다. 그가 친환경 로컬푸드를 시작하게 된 것은 '농민도 우물안 개구리는 안된다'는 생각에서였다.

"6~7년 전부터 일본, 유럽 등 농업 선진국을 찾아다녔는데 일본은 범국민적 차원에서 지산지소(地産地消·로컬푸드)운동을 하더라구요. 농민들이 판매장을 차려놓고 소비자들은 농장에 와서 원하는 채소를 사가고…. 부러웠어요. 나도 해보자 해서 시작했죠."

연매출 30억원, 내년에는 80억~90억원을 내다보고 있지만 가장 힘든 건 여전히 판로개척.

"식당들은 건강보다는 싼 것만 선호하다 보니 직거래하면 비싸지도 않은데도 (로컬푸드를) 거부해요. 생산자입장에서는 어느 소비자가 로컬푸드를 원하는지 모르니 지자체에서 연결고리역할을 해주면 좋겠어요."

앞으로 계획은 옥산면 사정리에 '친환경농업체험장'을 조성해 도시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것. 벼, 배추, 상추 등을 파종부터 수확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 소망은 농민들이 부자되는 거에요. 농민들은 맨날 어렵고 빚지고 안타까운데 농민도 내가 사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농업하고 농업이 대접받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이우신 대표는 청원군민대상(2006년), 신지식농업인장(2007년), 친환경농업인대상(2008년) 등도 수상했다. ☎043-260-1071.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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