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충북도 자치행정과

김영배 충북도 자치행정과
최근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호세프 후보는 "남녀간의 기회균등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가운데 하나"라며 여성대통령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기회의 균등은 남녀간 못지않게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회복지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인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분적 정의의 기초가 되는 가치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평등이다. 평등에는 산술적 평등, 비례적 평등, 기회의 평등이 있다. 산술적 평등은 결과의 평등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욕구나 능력의 차이에 관계없이 사회적 자원을 똑같이 분배하는 평등을 말한다. 비례적 평등은 공평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개인의 욕구, 능력, 기여 정도에 따라 사회적 자원을 다르게 분배하는 평등이다. 기회의 평등은 결과보다는 과정상의 기회를 똑같이 해 주는 평등을 말한다.

#기회균등은 사회복지의 중요한 가치

사회복지에서 평등을 말할 때는 일반적으로 산술적 평등을 의미하나 이같이 완전한 결과의 평등은 어떠한 사회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의 경우 산술적 평등이 중심 가치가 되고 자본주의의 경우는 어느 정도 불평등을 인정하는 가운데 비례적 평등과 기회의 평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없는 집 자녀들에게 어떤 기회를 주어야 할까? 기회 평등을 위한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은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주는 일이 가장 먼저일 것이다. 사교육을 억지로 없애는데 정책과 재정을 낭비할 게 아니라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소외계층이 많이 다니는 학교부터 집중적으로 시설과 서비스를 투자해야 하고 낙후된 지역에 우수교사를 우선 배치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이 협력하여 소외계층 자녀들이 우선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많이 줘야 한다. 근래에는 중앙정부나 자치단체에도 인재양성을 위한 기금이 많고 민간 차원에서도 많은 장학금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우 장학생을 성적 위주로 선정하다 보니 저소득층 자녀가 장학생으로 뽑힐 기회가 적다. 있는 집 자녀들이 공부도 잘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없는 집 자녀들이 장학금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장학기금을 나누어 일부는 엘리트 육성에 사용하고 일부는 저소득층 자녀장학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또 많은 '개천'출신 인재에게 취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공공부문과 대기업부터 인력충원과 선발을 다양화해서 기회의 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행정고시 제도가 인구에 회자된 바가 있다. 여러 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정고시 제도를 선호하는 이유는 행시가 학벌이나 집안 같은 외부요소가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지치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행정고시는 자격증이나 유학 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높은 스펙을 갖출 여력이 없는 상대적으로 없는 집 자녀들의 계층 상승을 향한 통로나 다름없다.

#교육을 통해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빈곤·취약계층의 자녀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교육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빈곤층 자녀들의 보육·교육·재능 개발에 선제적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없는 집 아이들이 청장년 실업자를 거쳐 빈곤한 노년으로 이어지는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저소득층 자녀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를 열심히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야말로 공정사회이고 도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함께 하는 충북'과 '선진 일류국가'를 실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 충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개천에서 많은 용이 나와 승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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