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정 삼 철 충북개발연구원 산업경제부 선임연구위원

2010년 경인년도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60년만에 돌아온다는 금년은 백호(白虎)의 해였다. 역술인들의 말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백호의 해에는 부정적인 재액(災厄)이 따라붙기 때문에 경계해야할 일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언한바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3월 천안함 피격사건에 이어 지난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으로 해병대 장병과 민간인까지 희생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1천700여명의 연평도 지역주민들은 때 아닌 피난생활을 하고 있고, 국민들과 세계 각국은 일촉즉발의 상황아래 혹시 모를 전쟁발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서해상에서는 웬만한 나라의 전력을 능가하며,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평가받고 있는 원자력 항공모함 9만7천톤급의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한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반도에는 그 어느 때 보다 긴장감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이 국민성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야할 돈을 자신들의 술값과 스키장 비용 등으로 사용하는 추잡스런 온갖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따뜻해야 할 세밑 온정의 손길과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움츠리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이제 차분하게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터진 북한의 도발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사건은 국가안위와 사회적 공동일체감을 위협하고 저해하는 요소이다.

한 국가와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안정과 행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튼튼하고 건강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사건은 국가와 사회의 안정된 발전과 국민행복 초석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자칫하면 대한민국의 기본 마저도 위태롭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사건은 국제사회와의 공조 속에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모금회의 비리사건 또한 사회적 범죄행위로 엄중하게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에 발생한 일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가와 사회적인 존립 근간을 뒤흔들고 위해하는 그 어떤 요소들에 대해서도 스스로 경계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원칙 없는 땜질식의 안이한 대처방식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들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원칙이 깨지고 소신 없는 행동과 대처는 문제를 악화시키고 그릇된 일들을 반복되게 하거나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위해만 가져다줄 뿐임을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의 바탕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임을 분명하게 자각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기본과 원칙이 바로 정립되어 있고, 이러한 것들이 확고하게 지켜지고 있는 나라일수록 사회적 근간이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세계를 주름잡는 선진국들의 힘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막강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그 국가사회를 떠 받쳐 주고 있는 사회적, 국민적 소프트 파워, 즉 기본과 원칙을 지켜 나가려는 힘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에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충북과 충북인들도 지역번영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엇이 기본이 되어야 하며, 우리가 지키고 키워 나가야 할 지역사회의 기본가치와 원칙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현재 충북과 충북도민들에게는 많은 현안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총성 없는 무한경쟁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지금 충북의 지속적 발전과 번영으로 생명과 태양산업의 중심, 당당한 충북건설을 위한 기본과 원칙의 힘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충북도민들도 피난민들처럼 어렵고 힘든 생활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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