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 밀착시켜 속도 줄이는 방법 '역부족' 압축공기 분사해 원하는 대로 멈추기 '성공'

왕연중의 발명세상 <77> 웨스팅하우스의 '에어브레이크'

대부분의 발명은 원리를 알고 나면 간단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때때로 대기업을 세우는 주춧돌이 될 만큼 엄청나다.

세계 10대 기업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웨스팅하우스전기회사'도 누구나 할 수 있었던 단순한 원리인 '에어브레이크'를 밑거름으로 화려한 꽃을 피웠다.



1968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 시에서 기차 충돌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의 원인은 불완전한 브레이크 장치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오늘날의 자전거 브레이크처럼 회전하는 바퀴에 물체를 밀착시켜 속도를 늦추었기 때문에 덩치가 커다란 기차를 원하는 대로 멈추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앞의 대참사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

현장에서 충돌 사고를 목격한 젊은 기술자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강력한 브레이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발명이 몰두한다.

직장마저 집어치운 채 밤낮이 따로 없는 생활이 1년여.

기존 브레이크를 분해한 뒤 수천 장에 달하는 도면을 그려보았으나 어느 것 하나 신통치 않았다.

그러한 생활이 반복되던 어느날. 이날따라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도면작업이 한창이던 그가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았을 때 한 신문팔이 소녀가 창밑에서 비를 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으스스 떠는 것이 측은해 그는 소녀를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한순간 그의 시선이 한 곳에 멈추었다.

'압축공기를 이용해 알프스 산맥 터널을 뚫는다'는 기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맞아, 바로 이것이다. 물체를 밀착시키는 대신 압축공기를 분사하면 된다'

1년 동안이나 끙끙 앓던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미 압축공기 분사기계가 나와있었으므로 다음 단계는 식은 죽 먹기.

한 달 후 에어브레이크 발명소식이 모든 신문의 톱기사를 장식했다.

가장 먼저 주민이 들어온 곳은 당연히 기차제조회사였다. 이어 기선, 방직기계업체 등에서 주문이 밀려들어 2년만에 대규모의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가 탄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후죽순처럼 쑥쑥 성장, 이제 작은 모터에서 핵 분해기기까지 만들어 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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