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우 장 명 충북개발연구원

연평도 북한 도발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에 설상가상으로 경북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농업 관련 행사와 축제들이 취소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살림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충북에서도 농업과 관련하여 많은 일이 발생하였다.

농업명품도충북포럼에서는 올해를 되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충북농업과 관련하여 10대 소식을 선정하였다. 물론 이러한 선정이 농업인과 농업관련 단체 등에 대한 정확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올해를 돌이켜 보는데 있어서 큰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초중고 무상급식, 김장철 절임배추 주문 폭주 충주 구제역 발생, 포괄적 혼란에 빠진 포괄보조금 제도, 이상기후, 자원순환 친환경농업 육성, 육품정 육우 전문가공공장 준공, 충북 농특산물 수출 호조, 농작물 보험가입률 50% 증가 등이다.

농업과 관련하여 기쁜 일과 안타까운 일들이 올해도 여지없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반복 속에서 농업에 대한 희망이 다소라도 보인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내년도에 희망을 가지고 볼 사업이 초중고 무상급식일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면 위축된 지역농산물의 소비 증가에 따라 농가 소득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괴산군 절임배추의 주문 폭주는 그 동안 꾸준히 소비자의 신뢰가 반영된 것이다. 신뢰가 기반이 된 브랜드는 소비자가 알아서 먼저 찾는다.

분재 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이것저것 구경하던 중에 나무 이름이 여자 이름같고, 꽃도 예뻐서 명자나무를 샀다. 사무실에 두고 애지중지 하던 차에 꽃이 지더니 잎도 시들어버린다. 결국에는 앙상하게 가지만 남았다. 사무실을 찾아오는 분들이 죽은 나무를 왜 붙들고 있느냐고 하면서 버리자고 한다. 하지만 미련을 못 버리고 영양제와 물을 정기적으로 주었다. 그러기를 서너달이 지났다. 계절도 여름과 가을을 지나서 겨울이 되었다.

이제는 정말 죽었나보다 하고 버리려다가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물을 정기적으로 주었다. 그랬더니 겨울에 기적처럼 싹이 트고 이젠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요즘 명자나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새롭게 싹을 튼 그 놈을 보고 있노라면 반드시 해결책이 있을 것 같고 마음에 위안이 된다.

농업에 그동안 투자한 것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농업은 콩나물 콩에 물주는 것과 같다. 계속 물을 주다보면 시나브로 콩나물이 되어서 맛있는 반찬이 되기도 하고 술로 몸이 엉망일 때 콩나물국으로 원기를 찾기도 한다. 농업은 여전히 희망산업이요, 나를 지탱해주고 지역을 가꾸고 나라를 지키는 안보산업인 것이다.

성경에는 선악과를 따먹은 사람의 죄를 땅이 대신 받는다. 하느님이 복을 준다는 것은 결실이나 성과를 많이 내는 것이고, 저주를 받는 것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실이나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농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산업이 아니다. 인간의 삶이 건전하지 못하면 그 삶의 터전인 땅, 즉 농업을 상실하게 된다.

농업의 생산성이 높아 먹을거리가 풍족하다면 다른 산업을 구태여 육성할 필요가 있을까? 빈약한 자원을 지닌 국가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다른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업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에덴동산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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