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의 세상 읽기]

사람들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말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술은 냄새로, 꽃은 향기로, 사람은 말투에서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은 말로서 표현되기 때문이다. 등산길에서 서로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한다.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서로 반갑게 인사하면 정다운 이웃처럼 느껴진다.

택시기사들도 하루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말을 한다. 택시는 대중교통 중 요금이 제일 비싸다.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그 만큼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택시기사들이 승객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친절을 베푼다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갑게 인사하고 정성을 다하면 된다. 승객이 택시를 탈 때 '어서 오세요' 라며 웃음으로 맞이한다. 무거운 짐 함께 들어주고 골목길 끝까지 운행한다. 내릴 땐 '안녕히 가세요'라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 한다. 그러면 승객들 또한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할 것이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기 때문이다.

도로엔 온갖 차량들로 붐빈다. 모든 차량들이 서로 먼저 가려고 하면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는 마비될 뿐이다. 그러나 서로가 양보하고 배려할 때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택시기사와 승객도 그렇다. 친절은 상대적이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고울 수밖에 없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뭇사람들을 만났을 때 먼저 반갑게 웃으며 인사할 때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사람에게 좋은 말을 친절하게 한다는 것은 솜옷보다 더 따뜻하다고 했다.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친절은 시작되고 투철한 직업의식 속에서 안전운전은 실천된다.

우리사회엔 수많은 직업들이 있다. 그 수많은 직업들 모두에는 본질이 있다. 구두를 만드는 제화공은 항상 발이라는 그 본질을 생각해서 그에 알맞은 구두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환자가 있기에 의사가 있고, 학생이 있기에 교사가 있는 것과 같다. 택시기사도 마찬가지다. 승객이 없으면 택시기사도 필요 없다.

청주택시(주)도 외부강사를 초청, 친절교육을 가졌다. 택시는 서비스업종이며 택시의 얼굴은 택시기사다. 따라서 택시기사의 무표정한 얼굴과 겉치레 인사는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밝은 표정과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감성으로 승객을 맞이해야 한다. 또 목적지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지름길로 운행해야 한다.

30년이란 긴 세월을 무사고 운전과 함께 친절한 모범 운전기사로 표창을 받은 운전기사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이 모범 운전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항상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고 다녔습니다"라며 그 비결을 말했다.

이 모범 운전기사도 때론 액셀레이트를 강하게 밟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급한 일로 채근하는 승객들 때문에, 아니면 좀 더 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남보다 더 빨리 달려야만 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모범 운전기사는 그런 충동을 이겨내고 늘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으며 절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모범 운전기사의 '마음의 브레이크'는 속도뿐 만이 아니라 마음의 평정을 이루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승객들을 대하면서 때론 화가 날 수도 있다. 또 수모를 당하는 일들도 수 없이 많았을 것이다. 밤늦은 시간에 술주정 하는 승객도 있었을테고, 젊은 승객들의 추태도 있었을 것이다.

승객들의 이러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안전운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늘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고 다녔기 때문이다. 즉 이 모범 운전기사는 욕심을 버리고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30년 무사고와 친절한 모범 운전기사란 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 일하다 보면 때론 지치고 힘들 때도 많다. 그래도 택시기사들에게는 친절과 안전운전이 최고의 덕목일 수밖에 없다. 우리도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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