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기미 보이지 않고 전국서 전방위 확산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나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신투입 결정이 다소 늦은데다가 효과 자체도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전국 7개 시·도, 55개 시·군에 대해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이 확산되자 지난 3일 구제역 발생·비발생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구제역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선제적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경기 지역과 충남 홍성, 청양 일부 지역 등 구제역 비발생 지역에도 예방백신을 투입, 확산 속도를 늦추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백신의 항체 형성률이 매우 높아 확산속도가 현격하게 줄어 들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에도 불구, 구제역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예방접종을 실시한 12월23일 이후 20여일 동안 구제역은 44건이 발생했다. 11월부터 총 91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는 예방접종을 실시한 이후에 발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달간 5건에 불과했던 돼지농가의 구제역이 새해들어 나흘만에 9건이나 발생했다. 돼지는 바이러스의 증식량이 많다는 점에서 당국의 방역차단 노력을 무색케 했다

일각에서는 백신의 감염 차단 효과가 정부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과 대만 등의 사례를 감안하면 구제역 백신접종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백신접종으로 '구제역 바이러스 보균가축'이 생겨 구제역이 확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소 등의 반추동물은 백신접종을 해도 항체가 만들어지기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한다.

이 경우 입안의 수포, 절뚝거림 등 구제역 의심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백신접종이 장기적으로 구제역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구제역 예방백신의 효과는 바이러스를 100% 차단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방역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잠복돼 있다가 접종 전에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보다 적극적인 예방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발생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된 어미돼지에 대해 예방백신 접종을 논의 중이다.

또 이달 14일과 20일에 수입될 예정인 250마리분의 예방백신을 조기에 도입하기 위해 영국측에 문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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