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에 놀라… 대파만 들었다 놨다

"마트를 올 때 마다 오른 가격에 항상 놀라죠. 과일은 살 엄두조차 못 내요."

6일 오전 충북 청주시내 농협하나로마트.

저녁 찬거리를 위해 장보기에 나선 주부 김승효(39·여)씨를 따라갔다.

작은 수첩에 구입 할 목록을 빼곡히 적어 마트에 들어서는 김씨는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생각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장보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계산대를 지나 야채 진열대 앞에 도착한 김씨는 채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대파 한 단을 들었다 놨다 반복하기를 두세 번.

김씨는 가격표를 보며 일주일 만에 또 오른 채소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주일 전에는 대판 한단(1kg)에 3천원이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600원이나 더 올랐네…"라며 고개를 갸웃 거리던 김씨의 눈에 '봄동'이 들어왔다.



추위를 이겨내고 싹을 틔운 봄동을 발견한 기쁨도 잠시 한 묶음에 판매하는 가격표에 3천~5천원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내려논다.

봄동 앞에서 발걸음을 쉽게 때지 못한 김씨는 결국 봄동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평일 낮 시간이라 비교적 한산한 마트에는 주부들이 김씨처럼 가격표 앞에서 물건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수 차례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야채 진열대를 지나 닭을 구매하기 위해 육류 진열대로 들어선 김씨는 비싼 고기 가격에 또 다시 놀랐다.

"어머 삼겹살 한 근(600g)에 만원이 넘네… 차라리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하는게 낫겠네"라는 김씨는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인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김씨는 "아이들이 한창 클 때여서 고기 한번 먹이려면 삼겹살 두 근 이상은 사야하는데 삼겹살이 가격이 너무 비싸서 '금겹살'이라고 할 정도"라며 "비교적 생선가격이 많이 안 오른 편이어서 고등어나 생태 등을 대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보기에 나선지 30여분. 김씨의 장바구니에는 봄동, 대파, 닭등이 하나, 둘 씩 담겨졌다.

우유를 찾던 김씨는 장바구니에 담기 전 유통기한 대신 제품 가격을 비교한다.

특히 우유 크기 대비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며 저렴하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유로 장바구니에 담는다.

마트 전체를 한 바퀴 돌고 장보기를 마무리하려던 김씨가 갑자기 식료품 진열대 앞에 발 길을 멈춘다.

매실, 오이 등을 직접 설탕과 섞어서 담근 뒤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씨는 1kg 설탕 하나를 들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설탕을 많이 사서 매실, 오이 등을 담가 이웃집에 나눠주기도 했다"며 "지금은 설탕 1kg에 5천300원이 넘어서 꿈도 못 꿀 뿐 아니라 가족들이 먹을 것조차 만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한 시간여 만에 장보기를 마친 김씨의 장바구니에는 우유 1000ml 2팩, 무 1개, 봄동, 달걀, 생닭, 대파 등이 담겼다.

"2만 5천원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러나 김씨가 지불한 금액은 총 금액 3만 690원. 예상한 가격보다 5천여원이 더 나갔다.


계산을 마치고도 영수증과 구매한 물품을 일일이 확인하던 김씨는 애써 쓴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비교적 농협하나로마트가 다른 마트에 비해 저렴한데도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나왔다"며 "장을 볼 때마다 생각을 하지만 쉽게 오르는 것에 비해 내려지는 것은 적어 가계 부담만 늘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 신국진

skj7621@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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