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들은 설 연휴 모처럼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정국구상을 해온 것이 관례화됐다.

설 연휴를 전후해 전통시장 등을 찾아 민심을 탐방하기도 했지만 정상외교와 국내 정치의 빡빡한 일정 속에 설 연휴 기간 만큼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들과 만나 휴식을 취하도록 참모들이 유도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을 관람했으며 이튿날인 설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설날인 지난 3일에는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의식을 회복하자 입원 치료중인 아주대병원에 전화를 걸어 건강을 되찾을때까지 최선을 다해다라며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지난해와 2009년 설 연휴에도 이 대통령은 특별한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설 당일에는 친지를 만나거나 그동안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을 읽으며 설 연휴 이후 국정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2003~2008년 재임)도 재임당시 설 연휴 기간 전후로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가지며 국정 운영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설연휴에는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2박 3일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취임 2주년 연설문에 관한 구상을 했다고 한다.

그 해 새해 '선진한국' 화두를 제시한 데 이어 취임 2주년을 맞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실무적인 준비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1998~2003년 재임)은 2002년 2월 설 연휴동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0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유지 여부를 가르는 중대고비가 됐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1993~1998년 재임)은 1997년 2월 설 연휴동안 취임이후 최대 위기 정국이었던 한보 사태 수습책을 강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보사태는 그 해 1월 한보철강의 부도와 관련된 권력형 금융부정 및 특혜 대출비리사건이다.

김 전 대통령은 설 연휴 전날 3일동안 청와대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않고 민의를 수렴해 구체적인 시국수습책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을 앞두고 민생 탐방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 도매시장을 찾아 1시간 넘게 이 일대를 둘러보며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설 경기를 파악했다. 설 연휴 첫날인 이달 2일에는 남대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설 인사를 나눴으며 인근의 남대문파출소를 찾아 설 연휴에도 근무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민생현장을 찾았다. 2000년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미아동의 서민가정을 방문, 위문품을 전달했다. 또 인근 전통시장에도 들러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장경기와 물가 등을 살폈다.

대통령이지만 다른 귀성객들과 마찬가지로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기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설 연휴를 맞은 2008년 2월 설연휴를 맞아 고향인 포항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경북 포항시 덕실마을을 방문, 선영을 찾아 성묘한 뒤 마을회관에서 노인 40여명과 떡국을 먹으며 설 인사를 나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취임이후 처음으로 고향 마을을 방문했다. 고향인 경남 진영 봉화 마을을 방문, 선영을 찾아 성묘하고 친지들과 만나 담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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