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중 전제천시의원

작금의 정치상황을 보면 국민들로부터 정치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 10위권을 바라보는 경제 성장과 스포츠와 문화 한류의 열풍이 휩쓸고 있건만 정치는 아직도 왜 이 모양일까 라는 체념의 상태다.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현재의 파행적 정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와 국민 개개인이 우리가 처한 정치상황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과연 어떠한 패러다임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올해의 숙제가 아닐까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은 정치의 본질을 되짚어보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정치의 주체는 누구이며, 특정 문화와 전통 속에서 어떠한 정치제도와 정치과정을 도출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성찰이라고 본다.

이러한 문제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경험을 통해 훌륭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근ㆍ현대 정치사를 보면 그동안 수많은 질곡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그렇다. 민주정치의 주체는 누구냐. 바로 국민 아닌가. 그렇다면 국민들의 희생과 배려로 독재를 민주로, 통치를 정치로 되돌리지 않았는가.

국민들이 이타적 행위로 현재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면 정치권도 이에 답할 차례가 아닌가.

정치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에 처음 뜻을 두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면 스스로 이타적 정치행위를 다짐하지 않을까. 그런데 정치인들의 자성만을 기다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 중심엔 역시 깨어있는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인들이 개인적 영달과 정치권력의 쟁취를 뛰어 넘어 공동선의 구현을 위한 희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냉철하고 부릅뜬 눈과 더불어 사랑의 시선이고 측은지심이다.

이상적인 패러다임의 정치일지는 모르지만 공동선과 희생의 정치를 요구하고 대화와 화해, 평화의 정치를 바란다면 우선 정치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진정 국민이 원하는 정상적인 정치는 정치보스가 이끄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와 정치인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제 역할을 하는 가운데 정치가 제도의 틀 속에서 원칙과 규범에 따라 예측가능하게 비전을 제시해야 정상이라 할 수 있다.

잘 생각을 해보자. 일부 극소수 합의나 논의가 정치를 결정적으로 추동할 경우 민주주의 이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게 할 경우 시민들의 자율성이 들어설 여지는 없어지고 집단주의적 획일성이 정치권을 지배하게 된다.

보스끼리의 통 큰 정치로는 민주체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요즘처럼 정치 불신이 심오할 때는 고도의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 다만 그 리더십은 유권자와 다른 정치인을 두루 설득해 함께 꼬인 매듭을 풀고 시스템이 상향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몇 명이 전격적으로 만나 의사를 결정하고 하향식 지침을 내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정상적 정치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정치를 지고의 예술이라고 한다. 권력관계에서 나타나는 온갖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 역량은 인간과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축적된 지식뿐 만 아니라 상대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와 이해를 포함해야 한다.

토끼는 희망의 상징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한 활기찬 희망의 정치가 새봄과 더불어 이 강산을 물들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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