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문화교육부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의 리더십이 화제였던 적이 있었다. 오합지졸의 아마추어 연예인 합창단을 전국합창대회 장려상에 올려놓은 그녀의 리더십. 그 힘은 무엇일까?

박칼린은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에 대해 "진실되게 서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얘기하는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나의 리더십"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칼린의 리더십은 리더의 역할에 따라 한 집단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신선한 충격이었다.

청주시립교향악단 유광 지휘자의 리더십도 눈여겨 볼만하다.

청주시향은 최근 강도높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상임화된 뒤 1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995년 상임화된 뒤 줄곧 별다른 긴장감이나 변화 없이 느슨하게 운영되온 탓에 매년 4월 열리는 전국 '교향악축제'에 올해도 초청받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구(區) 단위 교향악단도 초청받는 교향악축제에 청주시향은 2001년 참여 이후 2009년, 2010년 참여했다가 다시 2011년 참가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인 실력부족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광 지휘자가 꺼내 든 개혁의 칼날이 매섭지만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최근 강도높은 단원 평정(실력 및 근무평가)을 통해 실력이 부족한 단원들에게 '옐로우 카드'를 줬다.

이에 전체 단원 56명 중 16명 실력부족으로 경고를 받아 6명이 강등조치됐고 4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단원들은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자성하는 분위기다.

유광 지휘자의 개혁의 중심에는 '첫 청주출신 지휘자'로서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예술가로서의 열정, 시립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책임감이 녹아있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누군가는 변화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 기존의 안락함을 버리고 '불편한' 변화를 찾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기에 그의 도전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특히 인간적인 격려와 질책을 통해 보다 실력을 갖춘 청주시립교향악단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 / mjkim@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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