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충북도의원

지난해 충청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작은학교에 희망을 찾는다'는 주제로 일본 도호쿠지역의 4개 현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바로 그 지역이 이번 지진 해일과 원전 연쇄폭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지역이 거론되면서 교육위원 모두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6일 현재 일본대지진의 공식적 피해상황으로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실종자는 1만명이며 게센누마에서는 지난 14일까지 전체 7만 5천700명의 주민 가운데 6만명이 행방불명됐고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와 각각 1만 7천명, 오쓰치에서는 1만명의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충북도의원들이 다녀온 곳은 미야기현, 이와테현, 아키타현, 아오모리현이었다. 후쿠시마현과 야마가타현까지를 도호쿠 지역이라 하며 이곳은 일본 북동부에 위치해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의 투자가 많고 쾌적한 환경과 좋은 교육여건, 저렴한 토지가격 등을 갖춘 곳이다.

인구 7만여명 가운데 6만명이 행방불명이라는 케센누마시. 우리가 방문한 츠키타테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미소가 마음에 남아 있다.

츠키타테 산골마을에 고기 잡고 농사짓는 마을의 전통과 전통문화를 마을사람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이를 자랑스러운 학습이라고 소개하는 교장과 교감선생님이 더 아름다웠던 곳이다. 지나카타가스미 교육위원장과 야마모토 마사시 교장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지역거점 학교로 자연과 지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목표"라고 강조 했었다. 1만 7천천명이 실종되었다는 이와테현의 모리오카 교육위원회 위원들과의 대담은 정말 유익했었다.

그들은 머리로만이 아닌 직접 체험이 중요 학습이라고 강조했다.

모리오까시는 인구 29만명의 선진교육도시로 유명하며 교육자이자 문필가인 미야자와 켄지 등 유명인들을 배출한 도시다. 전체 시예산의 9.4%(956만엔 가량)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었다.

진도 9.0규모의 지진과 해일에 직접 맞닿은 아오모리 하치노헤시에서는 숙박을 했었다. 아름다운 등대와 태평양을 누비던 오래된 배가 정박중이던 항구도시다. 가와무라 마사히로교육차장은 아오모리현에서도 저출산문제와 농촌 고령화문제로 학교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후지사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아오모리 사과 농장과 사과 박물관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산맥 뒤쪽이라 그나마 덜 피해를 보았다는 아키타현, 나는 아키타현의 핫포정 교육위원회의 치바 료이치교육장이 내밀던 24시간 전화해도 좋다는 명함을 잊지 못한다.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언제라도 전화할 수 있도록 3개의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면서 하치모리 초등학교까지 손수 안내하던 자상한 분이셨다. 그날 우리와 함께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그들이 이번 대지진과 해일로 인해 어찌 되지는 않았을까 마음이 불안하다.

그들이 보여준 교육자로서의 헌신과 자랑스러움이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한 데 그들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락도 되지 않는다. 가끔씩 아찔하게 떠오르는 불안감을 애써 떨쳐버리고 그들이 어느 곳에서라도 무사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반드시 돌아와 미소가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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