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청주 창문의원 원장

'9988234'란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틀(2)만 아프고 삼일 째(3) 되는 날은 죽는다(4)'란 의미이다.

아마도 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장수가 아닌 건강장수(건강수명)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알면 병이요, 모르면 약이다'란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곤 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건강수명이 강조되는 세태에서는 이 말은 아마도 '모르면 병이요, 알면 약이다'란 표현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건강검진인 것 같다.

이는 아마도 혹여 검진을 받아서 안 좋은 결과를 받고 그것이 오히려 큰 병으로 진행되게 하진 않을까하는 노파심과 우리네 선조들이 입버릇처럼 내뱉었던 '알면 병이요, 모르면 약이다'란 말의 영향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건강검진을 실시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뼈 속까지 박혀 있는 저런 구태의연한 선입견 덕분에 쉽게 병원의 문턱을 넘지도 못하고, 일단 암 확진을 받으면 생존율보다 치사율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건강검진은 나라에서 국민을 위해 실시하는 보건복지의 일환이다. 그러므로 검진은 내 소중한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유명연예인들의 잇단 암 확진 소식에 부쩍 건강관리와 검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작년 한해 동안에 정부는 수검율을 높이고자 무려 35억 여원을 홍보비에 쏟아 부었다.

유명연예인들은 자진해서 검진을 권장하는 공익광고에 출연했다. 덕분에 수검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새발의 피라고 하겠다.

건강검진이란 겉보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일정한 의학적 검사를 통해, 질병이 시작되었으나 아직 크게 진행하지 아니한 질병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선별해 내는 과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질병의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가능하게 되고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갈수록 노인인구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국민 일인당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인데, 조금의 불편함과 조금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검진을 받는다면 궁극적으로는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공단에서 실시되고 있는 검진이 개개인의 입맛에 맞게 체계적으로, 효과적으로, 정밀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문제점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검진을 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정부는 2007년부터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노인건강검진, 영유아건강검진, 5대 암검진, 직장인건강검진 등 다양한 계층별 생애주기별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의 특성에 맞게 선별적으로 검진을 받는다면 한번에 수십 만원이나 수백 만원을 들이지 않고도 종합검진 못지 않은 검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07년부터 실시한 생애전환기 검진사업은 만40세와 만66세 연령군에 대하여 1차 검진과 2차 검진을 실시하는 것으로 생활습관과 정신건강검사를 포함한 보다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검진과 관리가 이루어지는 검진으로 기존의 국가검진사업이 갖추지 못한 사후관리를 보완하여 진단과 치료 중심의 의사의 역할을 1차, 2차 예방의 건강관리 개념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영유아건강검진을 통해 영유아의 발육상태 및 질병유무를 선별해 내고 있다.

5대 암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암 확진시 일정금액의 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 아직도 자신의 소중한 권리행사를 하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가까운 병·의원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자신을 위하여, 가족을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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