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행정도시건설청 차장

필자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세종시를 가로지르는 금강과 미호천을 전국 최초의 4대강 살리기 선도사업으로 착공시켰던 당사자로 지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으로 다시 돌아와 금강살리기 선도사업 지구가 완공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큰 긍지를 느낀다.

금강살리기 사업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안타까웠던 일들과 여러 차례의 대화를 통해 반대하던 지역주민들과 상호협력 협약을 이루어내었던 과정들을 되돌아보면 남다른 소회를 느낀다.

특히 사업 준공 즈음에 지역 주민들이 금강변에 직접 나무를 심어 사업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희망의 숲 조성 행사'는 필자에게 더욱 큰 의미로 와 닿는다.

세종시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이수삼산(二水三山)의 명당이라고들 한다.

세종시 주변에 금강(金江)과 미호천(美湖川)이 흐르고 이 두 하천이 만나는 곳에 전월산, 원수산, 괴화산 세 개의 산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광을 제공하고 있어 예전부터 청주·대전에서 많이 놀러갈 만큼 지역주민들에게 발길이 잦았다. 물과 숲이 어우러진 이 지역은 최고의 명당이기도 하다.

금강변 삼산(三山) 중에 전월산은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금강의 큰 홍수와 연관된 며느리바위 설화, 빗줄기를 타고 승천하려다 지상으로 떨어져 버드나무가 된 이무기 설화 등이 전해지는 재미있는 곳이다.

특히 멀리서 보면 한자 수풀 림(林)자를 닮았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금강변의 숲으로 지역주민들의 사랑 받아오고 있다. 강과 어우러진 숲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를 둘러보면 강가에 숲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는 곳이 많다.

전월산 처럼 원래 숲이 갖춰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조상들이 홍수와 태풍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일부러 조성한 숲들도 많다. 이러한 숲들은 그 지역의 이미지가 되고, 지역주민의 추억의 공간이 되며, 나아가 전설의 공간이 된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화개장터로 유명한 섬진강변의 쌍계사로 향하는 십리벚꽃길은 전국적인 명소다. 해마다 벚꽃이 만발한 계절이 되면 각지에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4월초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은 이 지역을 전국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기억하게 한다.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금강살리기 선도사업 구간내 전국적인 명물이 될 '희망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이 태어난 금강변에 향후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전설이 될 아름다운 금강변의 숲을 조성하는 데 지역 주민 등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가가 필요하다.

오는 4월5일 식목일에 즈음해서 금강변에 아름다운 왕벗나무 등을 심고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름이 적혀진 표찰을 다는 행사가 있을 예정인 것으로 안다.

지역 주민들이 하나하나 정성껏 심은 나무들이 자라서 숲을 이루고 금강의 풍광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먼 훗날 금강변을 찾아왔을 때 그 나무숲 그늘 아래를 걸을 것을 상상하면서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금강변에 자신의 이름을 달게 되는 나무 한 그루 심는 것은 정말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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