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초대석] 유선규 충청대 제2대 총장

충청대학 제2대 총장으로 유선규 전 부산외국어대 총장이 지난 2일 부임했다.

지난 14년간 충청대학을 이끌어온 정종택 총장의 사임에 따라 충청대학은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해 두 달여간 고민한 끝에 유선규 총장을 선택했다. 유선규(62) 신임 총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내기도 했다. 45년간 교육계에 몸담은, 경륜과 인품이 훌륭한 교육행정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부임한 유 신임 총장은 요즘 업무보고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어떻게 학교를 이끌어갈지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충청대를 이끌어갈 유선규 신임 총장으로부터 대학 운영 계획, 교육철학, 비전 등을 들어봤다.

▶충청대학 제2대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먼저, 취임 소감을 한마디 해준다면.

- 고향에 와서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이렇게 고향을 위한 일을 하게 돼 기쁘다. 내가 잘난 것도 아니고 인물이나 능력이 빼어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총장직을 맡겨줘 어깨가 무겁다. 충청대를 위해, 고향을 위해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

▶충청대는 정종택 총장의 후임 총장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2개월여간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총장직 제의를 받고 수락한 이유가 있다면.

- 4곳의 대학에서 총장직을 제의받았다. 충청대도 처음에는 거절했었다. 지난 2월 부산외대 총장을 그만두고 총장보다 더 보람된 일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인생은 오래 사는 것보다는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이사장께서 몇 번이나 찾아와 총장직을 맡아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 내가 계속 거절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수락하게 됐다. '고향'이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 총장직을 맡게 된 것도 어쩌면 내가 행복하게 사는 길인 것 같고 인연이었던 것 같다.

▶총장 임기 4년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돈으로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총장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구성원들의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교직원들에게는 일류대학이 될 수 있다는 꿈을, 학생들에게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다.

임기동안 충청대학만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다. 올해 안에 목표를 정해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충청대학에 가면 나도 뭔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5년뒤, 10년뒤에는 지금보다 충청대가 더 좋아질 것이다.

또 학생 위주의 행정을 할 것이다. 학생대표를 만나 학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듣고 실천할 것이다. 부산외대 총장 때도 학생들과 자주 만나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중 일환으로 복수학위제를 시작했다. 2년은 부산에서 다니고 2년은 해외협정대학에서 다니고 졸업장은 2개를 받는 거다. 학비도 부산외대에서 다 댔다. 장학금 67억중 10%를 떼어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고 또 그렇게 했다. 그 결과 1, 2등급 학생들이 많이 입학했고 학교는 더 좋아졌다.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필요하다.

▲ 유선규 충청대학 총장이 대학본부 간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 김용수

▶4년제와 전문대학은 많은 차이가 있다. 전문대학인 충청대학을 어떻게 특성화시킬 생각인가.

- 전문대학은 연구중심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실무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가 외면하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살아있는 교육을 하겠다. 대학의 취업률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도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 육성, 즉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다.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실력과 인성이 겸비된 인재는 우수기업에서 너도나도 스카우트하려 한다. 성공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모든 힘을 경주하겠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의 전문대학으로서 위기를 이겨낼 고안이 있는지.

- 초등학생이 11년 뒤 대학에 가면 대학 전체 정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몇 년 후면 대학, 특히 전문대학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충청대 학생의 80%가 충북지역 학생이다. 이는 대학 장래를 생각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현재가 아닌 앞으로 10년, 20년을 위해서는 수도권 학생을 유치해야 한다. 수도권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교육프로그램으로 왜 충청대학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충청대는 지금이 변화할 가장 적기다.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올 연말까지 대학발전 마스터플랜을 짜겠다. 마스터플랜이 나오면 소신있게 추진해나나갈 것이다.

▶45년간 교육행정전문가로서 일해 오셨는데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다면.

- 학교 라는 곳은 인간교육이 먼저다. 수학문제 몇 개 더 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인간교육이 잘 안된 사람이 인간관계를 잘 할 리 없고 성공하기도 어렵다. 저는 그냥 보통사람인데 공무원 9급으로 교육계에 들어와 공무원 꽃인 1급까지 하고 대학 총장까지 했다. 주변에서 날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충청대 총장직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잘 기르는 게 교육의 목표다. "충청대학 나온 학생들은 사람이 됐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평가를 듣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충청대 구성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충청대학은 전문대학으로서는 전국에서 가장 훌륭하게 발전되어 왔다. 대학의 위기 등 앞길이 희망적이지는 않지만 5년 뒤, 10년뒤에는 더 좋은 충청대학이 되도록 몇 배 더 노력하겠다. 구성원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대학 운영에 반영할 생각이다. 구성원 모두 '내 학교다' 생각하고 같이 힘을 보태달라.

/ 김미정 mjkim@jbnews.com

▲ 신임 유선규 충청대학 총장이 급변하는 대학 환경에 대비하는 충청대학의 비전과 미래를 말하고 있다. / 김용수

◆ 유선규 총장 프로필

▶충북 괴산 출신
▶청주상고(현 대성고), 서울산업대(학사),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석사) 졸업
▶1997년~ 교육부 교원양성담당관·교과서정책과장
▶1999년~ 교육부장관 비서관
▶2001년~ 충청북도교육청 부교육감
▶2003년~ 교육인적자원부 공보관
▶2004년~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2007~2011년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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