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1천99가구 적체 … 전국서 가장 많아

충북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갈수록 적체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의 90% 이상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들이어서 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로 중소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대형은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을수록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건설사들마다 분양가 할인폭을 늘리고 납입조건도 크게 완화해 판촉하고 있으나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 충청권 미분양 전체 54% 차지= 1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7만7천572가구로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가 4만1천890가구로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1가구당 평균 분양가를 3억원으로 가정할 때 12조원 이상이 이들 준공 후 미분양에 잠겨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3월말까지 대전, 충북·남 등 충청권의 경우도 7천391가구에 달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북 1천757가구 ▶충남 5천318가구 ▶대전 316가구 등 8천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에 90% 수준에 이르고 있는 수치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1천16가구), 인천(519가구), 경기(7천770가구) 등 수도권내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9천305가구에 이른다. 시·군 지자체 별로는 청주시가 1천99가구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으며, 이중 96%인 1천51가구가 모두 중대형이다.

◆ 준공후 미분양 때문에 빚 갚느라 또 빚내는 건설사들= 아파트 공사비는 분양 계약자들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받아서 충당한다.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부족해진 공사비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다.

하지만 완공이 됐음에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빚을 갚을 수 없게 돼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겪게 된다. 실제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재분양해 받은 대금으로 상환할 목적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지만, 재고가 소진되지 않으면서 더 불리한 조건에 ABCP를 재발행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할인판매 등 공격적 판촉전=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미분양 아파트를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할인판매와 무료 섀시 설치 및 발코니 확장, 경품·상품권·주유권 제공 등 공격적인 판촉전에 나서고 있다.

청주 사직동 A아파트와 인근 B아파트의 중대형 경우 최고 1억원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또한 청주 C아파트의 경우도 중·대형(구 59평형) 평형 등에 한 해 분양가를 낮춰 재분양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인기없는 중대형이 대부분 이어서 공격적인 판촉에도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다"며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이익을 거의 포기하는 수준으로 할인 분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이민우

minu@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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