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 쫓는 추리소설 5선... 치밀한 상상 … 숨막히는 심리전

한여름이 되면 시원한 것에 자석처럼 끌린다.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긴장감과 뜻밖의 반전으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추리소설과 등골 오싹해지는 공포소설은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더 많이 읽힌다.

추리 스릴러 소설은 1930년대 하드보일드파의 추리 스릴러소설이 발전하고 미국의 여러 소설가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추리소설은 추리소설의 본고장이라 할만한 유럽과 미국, 일본 추리소설 등이 대거 나와있고 예전보다 더 차갑고 더 다채로워졌다. 지금 무더위를 잊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조용히 이 책을 열어보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이야기는 여자친구들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10년 동안 감옥살이한 토비아스가 출소하며 시작된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순전히 정황증거만으로 재판이 이루어졌던 데다 당사자인 토비아스조차 사건 당일의 기억이 마치 블랙홀처럼 텅 비어 있어 자신이 정말 살인을 했는지,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을 당한다.

작가 자신이 사는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감과 감성으로 곧장 사건의 핵심을 파고드는 당찬 여형사 피아 콤비를 등장시켜 시종일관 누구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경계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오직 트릭에만 매달리는 기존 미스터리에 질린 독자들은, 외지인의 출입이 거의 없는 폐쇄적 분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출 수 없는 추악한 본성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2010년 독일 아마존이 선정한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전 세계 1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는 등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의 미스터리.

▶죽음 본능(저자 제드 러벤펠드)= 2007년 세계적 베스트셀러 '살인의 해석'으로 이른바 '지적 추리소설' 열풍을 일으켰던 제드 러벤펠드의 더욱 치밀해진 신작.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마지막으로 완성시킨 학설 '죽음본능'을 바탕으로 미국의 1920년 월 가 폭탄 테러사건과 그에 얽힌 정치적·과학적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미학적 구도가 탄탄하다.

'살인의 해석'에도 등장한 두 영웅, 영거 박사와 리틀모어 형사는 물론, 마리 퀴리의 영리하고 아름다운 여제자 콜레트 루소가 등장해 스릴 넘치는 추격전을 펼친다.

미제 사건인 미국 역사상 최초의 테러사건에 역사적 인물과 허구적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배치한 작가의 역량과 날카로운 추리력, 치밀한 구도가 돋보이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 영화와 같은 생생한 장면 묘사로 흡인력이 뛰어나다. 기조에 깔린 테러, 방사능의 위협, 인간의 탐욕과 야만적 본능에 대한 진지한 탐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7년의 밤(저자 정유정)=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를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에 힘입어 펼쳐놓은 소설이다. 독자의 눈을 잡아끌고 정신을 홀리는 매력은, 작가 정유정이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인간의 본성을, 심연을 들여다본다'는 의도에서 기인한다.

액자 소설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떠돌던 아들이 아버지의 사형집행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의 죽음은 7년 전 그날 밤으로 아들을 데려가고 아들은 아직 그날 밤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소설 속 소설에서는 7년 전 우발적으로 어린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피해자의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진다.



▶추리소설 걸작시리즈 셜록 홈즈 걸작선(저자 아서 코난 도일)= 추리계의 대부, 셜록 홈즈의 전집 8권 중 가장 흥미진진한 단편 중 최고의 이야기를 모았다.

낯선 건물에서 손을 흔들다가 자취를 감춘 남편의 행방을 의뢰한 사건, 경마경기가 있기 얼마 전 경마의 기수가 살해되고 경주마가 사라진 사건, 결혼한 지 30년 된 금슬 좋은 부부가 어느 날 부부싸움을 하다 남편이 죽게 되는 사건 등 홈즈의 활약상을 그린 10개 작품이 실려 있다.

▶완전연애 (저자 마키 사쓰지)= 완전범죄가 있다면 완전연애도 있지 않을까?

상대에게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완전연애'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수수께끼이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마지막 반전까지 이어진다. 주인공인 소년 혼조 기와무가 화단의 거장 나기라 다다스로 거듭나는 동안 그의 인생에 얽혀든 세 가지 불가사의한 살인사건과 평생 가슴에 품어온 은밀한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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