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광복 66주년] 항일단체 신간회 사무실 자리 日식당 운영

우리 민족은 일제 치하로부터 조국 광복을 위해 총칼 앞에서도 위해 목숨을 걸고 맞서 싸웠다. 충북에서도 선조들이 학교·시장 등에 모여 조국의 독립을 외치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광복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나라사랑의 정신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조국이 해방된 지 66년이 지난 현재 충북도내 주요 독립사적지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본보는 제 66주년 광복절을 맞아 훼손되거나 멸실된 충북도내 둑립운동사적지의 실태를 점검했다. / 편집자

조국 광복을 위해 총칼에 맞서 싸웠던 항일 유적의 상징인 충북도내 독립사적지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광복절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특히 충북도내 독립운동사적지 대부분이 훼손되거나 멸실 됐으며 보존되거나 복원된 곳들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충북도의 독립운동 사적지는 155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멸실된 곳은 60곳(38.7%)이었으며 훼손된 곳은 65곳(41.9%)에 달해 무려 125곳(80.6%)의 독립운동 사적지가 사라진 상황이다.

또 원형이 보존되거나 복원된 곳은 단 30곳(19.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아직까지 위치를 확인 할 수 없는 사적지만 35곳에 달하고 있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확인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1가 171-3번지(現 청원군청)에 위치한 청녕각(충청북도유형문화제 제109호)은 1907년 8월 4일 청주진위대가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 당했던 장소이다./ 김기태



실제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1가 청원군청 주차장에 위치한 청녕각은 청주를 다스리던 수령이 집무를 봤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1907년 8월 4일 일제에 의해 청주 진위대가 강제 해산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청주 진위대 병력 160여명은 고종이 강제 퇴위되면서 해산됐고 해산된 군인들 상당수가 나라를 빼앗겼다는 설움에 의병으로 참전해 다른 지역 해산병들을 규합해 의병활동을 전개됐다.

이처럼 청녕각은 군인들이 의병에 참여함으로써 의병 운동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발전을 이룬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지만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청원군조차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청녕각은 현재 충북 유형문화재 제109호로 지정됐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표지석도 없었으며 화재경보기 등도 갖춰지지 않았다.

▲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2가 78-20번지는 1927년 12월에 창립된 신간회 청주지회 사무실이 있던 곳 이었으나 지금은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다./ 김기태


1920년대 후반 항일단체인 신간회(新幹會)의 청주지회 사무실이 있던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2가의 한 건물.

지금은 해당 건물이 멸실됐으며 일본 음식점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상당구 남문로1가에 위치한 청주제일교회 건물은 일제침략기 양민들의 인권과 평등운동 가장 오랫동안 전개했던 사회운동단체인 형평사(衡平社) 청주지사가 있던 자리이지만 제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번개대장으로 불리며 1907년부터 의병활동을 전개했던 한봉수(韓鳳洙)가 태어난 청원 북이면 금암2리 생가터에는 3층 건물의 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적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 국민묘지정책과 관계자는 "대부분 독립운동 사적지들은 민간 소유로 이미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가 많아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도 복원하기가 어렵다"며 "지원 예산이 이뤄지더라도 우선 현충시설로 지정돼야만 국고지원이 가능해 이를 모두 수용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올 하반기에는 사적지에 표지석이라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발전연구원 김양식 박사는 "독립운동 사적지가 보존과 관리가 전무한 것은 지역 독립 운동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역사의식이 결여됐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에게 독립운동정신과 호국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는 사적지를 다니며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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