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장에 '집중' 중·소형 시장은 '소외'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장을 보러온 주부로 북적거려야 할 전통시장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주시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추진 중인 '추석맞이 장보기 행사'가 일부 대형 시장에 집중되면서 중·소형 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산하 공무원 1천800여 명을 비롯해 새마을부녀회, 충북지방중소기업청 등의 유관기관과 협조해 9천여명 규모로 대대적인 추석맞이 장보기 행사를 진행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시는 각종 경품권 행사와 특판 세일, 초대가수 공연 등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마련해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5일까지 시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자율적으로 판매해 2천200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판매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 추석을 앞두고 청주 육거리전통시장에는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반면 일부 전통시장에선 상인들은 대목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기태


하지만 이러한 이벤트성 행사와 상품권 소비 등이 사람과 물건이 많이 몰리는 육거리 시장 등 대형 시장에만 집중돼 북부 시장이나 운천 시장 등 중·소형 시장에서는 상품권 소비 등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방문객 수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 육거리 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 중인 최모(52)씨는 "아직 추석 대목이 채 지나지 않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10명 중에 2∼3명은 상품권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이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 수치"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북부 시장에서 같은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상품권 소비는커녕 시장 자체에 손님이 없다"며 "하루에 4∼5명꼴로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이 있기는 하지만 아예 없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전통시장 상품권이 소비되는 과정에서도 물건 금액의 20% 내외 수준에서만 물건을 구매하고 나머지 금액은 거스름돈을 챙겨가는 등 변칙적인 사용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부시장은 한 상인은 "1만원권 상품권을 가져와 1천원 내지 2천원 짜리 물건을 구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환불해 달라는 손님들이 있다"이라며 "이를 거절하면 구매를 포기하거나 언짢아 하는 내색을 보여 어쩔 수 없이 환불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상인 역시 "전통시장 간에도 상품권 손님이라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있어 규정상 50% 이상에만 환불해 주도록 돼 있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환불해주는데 왜 여기는 안 해주냐는 불평을 해 난처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손님들은 대부분 점포마다 거스름돈을 환불받은 후에 대형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인 경우"라고 하소연했다.

청주시청 경제과 관계자는 "청주시내에 있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올 해에는 육거리 시장만이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장보기 행사를 가지고 있는데 공무원이나 기관 인력만으로는 활성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시장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보완해 나가겠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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