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 다가왔다.

이번 추석 연휴는 4일로 길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한 발 떨어져 책 한 권으로 삶의 쉼표, 마음의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청주시립도서관의 추천을 받아 추석연휴 때 읽으면 좋을 책들을 모아봤다.

▶아담도 이브도 없는(아멜리 노통브 지음, 문학세계사)= 이 책은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은 청춘들에게 특히 권한다. 그대들의 젊음만큼이나 참신하고 상큼하다.

스무살 일본인 청년 린리와 스물한 살 벨기에인 아멜리의 첫사랑이야기. 프랑스적인 사랑의 감정과 다른, 철저히 규범화되어 있는 일본 사회의 연애코드들을 해부한 작품으로 곳곳에 배치된 패러디와 문화·언어적 차이에 착안한 유머가 돋보인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강신주 지음, 사계절)= 각자 삶의 고민과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철학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과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나누고 공감하는 작가 강신주의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잘 반영한 '현실감 있는 인문 공감 에세이'이다.

현실감 넘치는 철학적, 인문학적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면서 마치 심리 카운슬링을 하듯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읽힌다.

이번 기회에 철학자'강신주 작가'와 만나보길.

'인문학은 성숙된 학문이고, 어른이 되는 학문이고, 혼자로 설 수 있게 한다'는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화처럼(김경욱 지음, 민음사)= 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 등을 휩쓸며 천부적인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작가 김경욱의 신작 장편소설.

평범한 남녀가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하는 우여곡절 이야기를 어른들을 위한 현대판 동화로 들려준다.

동화로 시작해 연애소설을 거쳐 성장소설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연애성장소설이라고 할까.

어렸을 적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동화들이 소설 속 이야기와 맞물려 묘한 매력을 자아내는 특이한 작품이다.

마냥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작품 속에 나온 동화는 다시 읽어 보아도 새로울 듯하다.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지음, 은행나무)= 일본 현지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소설.

엽기적인 행동과 유쾌한 사건들로 이어지는 이 소설은 주인공인 '이라부' 박사만의 독특한 치료법으로 그를 찾은 환자들에게 삶의 돌파구를 찾아주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준다.

온갖 삶의 무게에 눌려 힘들어하는 사람, 누군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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