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구매후 환불 요구 상인들 '울며 겨자먹기'

전통시장 상품권이 본래 취지와 달리 변칙 사용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일부 사용자들이 1만원권 상품권으로 소액을 사용한 뒤 거스름 돈으로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한 상품권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현재 청주시에 유통되고 있는 상품권은 시에서 발행하는 전통시장 상품권과 중소기업청에서 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 등 2가지로 지난해까지 누계 판매 수익이 230여억원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상인들이 느끼는 수익은 이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청주시 북부 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K씨는 "콩나물이나 오이 등 천 원짜리 물건을 구매한 후 1만원권 상품권을 내밀면서 나머지는 환불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거절하면 물건 구매를 포기할 때도 있어서 그냥 환불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C씨도 "전통시장에 손님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전통시장 상품권을 들고 오는 손님이라도 반갑게 느껴진다"며 "500원짜리 물건을 사고 1만원권 상품권을 내밀더라도 그거라도 팔아주는 것이 어디냐"며 군말 없이 환불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일부 사용자들이 전통시장 상품권을 변칙 사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자료사진


실질적으로 전통시장 상품권 환불 규정에 따르면 액면가의 60% 이상의 물건을 구매했을 때만 거스름돈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를 따르는 소비자나 상인들은 많지 않았다.

특히 경기침체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인들은 작은 물건이라도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거스름돈을 내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육거리 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L씨는 "상품권을 들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주부나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전통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층의 경우 남편이나 회사에서 받은 상품권으로 점포마다 돌아다니며 환불받은 거스름돈을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전통시장 상품권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싼값에 판매한 뒤 대형 마트를 이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주부 K씨는 "전통시장 상품이 대부분 소액이다 보니 점포마다 거스름돈 계산하기도 번거롭고 주차장 문제로 불편한 점이 많아 이용을 꺼리는 측면이 있다"면서 "받은 상품권을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싼값에 팔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통시장 상인회의 한 관계자는 "상품권이 전통시장에 기여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대형마트나 SSM에 비해 경쟁력이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이벤트성 행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시장 환경이나 서비스 개선,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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