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세만 한국은행 충북본부장

최근 들어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국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금융 불안정성이 재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금융이 불안정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우선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2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고, 유로존의 성장모멘텀이 꺾이면서 그리스 등 주변국의 국가채무 위기가 이들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가 많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중심국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국 익스포저에 과다하게 노출된 유로지역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국에 유입되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시에 유출됨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렇게 글로벌 금융불안 및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충북지역 경제도 수출을 통한 실물 경로와 국내외 금융기관의 상호연관성등을 통한 금융 경로를 통해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우선 충북지역의 수출액은 2010년중 103.3억원으로 GRDP(2009년 기준)의 32.1%에 해당하고 매년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지역의 선진국(북미와 EU) 및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2010년 기준)은 각각 18.2% 및 26.1%에 달하며 중국의 對선진국 수출비중도 33%(2010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충북지역 수출의 선진국에 대한 직·간접적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불안과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경우 지역경제의 성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금융 측면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영향과 공통되는데, 국가부도위험 확대, 자본유출 상승압력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충격이 커지고, 외환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계 및 기업의 금융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유로지역 은행들의 투자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자금조달 사정이 크게 악화되어 국내 투자자금을 대규모로 회수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지고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에 애로가 발생하여 가계 및 기업대출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수출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높고, GDP대비 국가부채 수준이 33.4%(2010년 기준)에 불과해 재정상황이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며 2008년에 비해 위기 대응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리고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본구조가 대체로 건실한 데다 외채구조도 글로벌 위기 발생 당시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으며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 비율도 200%이상에 달하는 등 완충장치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에 더해 최근 국회는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게 금융안정 책무를 부여하여 금융안정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하였다. 한국은행은 제2금융권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가 가능해졌으며 매년 2회 이상 국회에 대해 금융안정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의무도 부담하게 되었다.

또한 금융위기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 및 기업에 대한 한국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제도가 개선되었다. 따라서 이번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금융위기 재발시 보다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다시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 불안은 선진국들의 실물경제, 정치적 상황, 정책협조 여력 등에 달려있는 만큼 그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인식에 맞추어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부여받은 금융안정에 대한 책무를 다하여 우리나라의 금융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며, 한국은행 충북본부도 한국은행법의 개정취지에 부합하여 충북지역의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으로 매진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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