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새벽 폭주족 출현 교통사고도 빈발 … 일회성 단속 효과 의문

청주지역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이 기승을 부려 교통사고 위험과 소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있다.

하지만 경찰의 폭주족 단속은 일회성에 그치거나 단속 사실을 알리고 하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크지 않는 등 단속 매뉴얼 개선 등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초 부터 최근까지 폭주족 출몰 지역을 중심으로 총 6회 특별 단속을 실시했는데, 단속된 오토바이 폭주족 건 수는 28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진천 백곡 일대에서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주나 오창, 보은 피반령, 외곽순환도로 등 폭주족 주요 출몰 지역에 대한 단속 건 수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폭주족 단속에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오토바이 폭주족들에 의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모(28·청주시 복대동)씨는 "새벽 1∼2시 사이가 되면 요란한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오토바이 폭주족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3~4대에 불과하던 폭주족들이 늘었는지 요즘은 소음이 더 심해져 밤 잠을 설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최모(31·청주시 봉명동)씨는 "늦은 새벽 시간에 귀가 하던 중에 10대로 보이는 청소년 몇 명이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워 놓고 있었는데 일행 중 한명이 다가와서 대뜸 기름값이 없다며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한 적이 있었다"며 "최근에 봉명동 주변으로 폭주족들이 자주 나타나 돈을 빼앗고 소음을 유발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는 경찰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덕구에서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최근에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청소년이나 20대 몇 명이 모여 청주나 오창 지역 부근에서 폭주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며 "가끔씩 숍으로 오토바이에 HID 램프를 달아달라고 하거나 머플러(소음기) 교체 등으로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폭주를 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개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개조된 오토바이 소음 분석 실험을 통해 125cc급 오토바이의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동일 배기량의 일반 오토바이보다 가속 주행시에는 14.8~18.4dB, 정속 주행시 10.3~12.0dB 가량 높은 수준인 86.8~89.0dB인 것으로 발표했다.

이 정도 수준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됐을 경우에는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오토바이 폭주는 소음 문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의 위험을 야기하기도 한다.

지난 10일 밤 12시 30분께 충북 청원군 오창읍 편도 3차선 도로에서 A(25)씨가 몰던 400cc 오토바이가 과속으로 질주하다 좌회전 구간에서 핸들을 꺾지 못해 가로수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김씨와 뒤에 타고 있던 B(16)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통계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지방청 차원의 단속 이외에 각 서 차원에서 민원이 있을 때 싸이카를 동원해 단속에 나서고 있어 단속 건수는 더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오토바이 폭주족의 특성상 신고를 받고 나갔을 때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경우가 많아 단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본청에서 오토바이 앞에 번호판을 달게 하여 폭주시 CCTV에 단속될 수 있게 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노력 이외 충북경찰 차원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 박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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