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경로당에서도 아랫목에서 대우를 받을 연세인 86세에 개인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노인이 있다. 충북 청주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홍용택할아버지 얘기다. 그는 충북 지역 최고령 택시기사로 하루 평균 120km를 운전해도 큰 무리가 없을 만큼 노익장을 과시한다고 한다. 홍 할아버지는 "자식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으면서 일을 계속하는 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중부매일에 실린 홍할아버지 스토리는 단순히 화제성 기사 이상으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일본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80대 택시운전사를 보는 것은 흔치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명이 점차 늘어나는데다 노인들이 스스로 벌지않으면 살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노인들이 늘고있다. 압축적인 경제성장과 압축적인 고령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의 재앙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노령화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와 국민경제의 틀을 바꿔 놓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다. 우리사회의 성장동력이 소진될 수 있다.

우리나라만의 현실이 아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오는 2050년 OECD 회원국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 10명이 나머지 비경제활동 인구 7명을 부양해야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0명당 4명꼴인 부양 인구수보다 두배 가까운 규모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출산율 저하현상으로 노동인구가 급감하고 있다며 노동인구의 근로기간을 늘리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률은 해마다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많다. 정부가 던져주는 푼돈 수준의 연금에 기댈수도 없고 자식에게 얹혀 살기는 더 힘들다. 더구나 요즘 노인들은 젊다. 보은지역의 한 경로당이 80세 이하는 출입을 못하게해 화제를 모았지만 농촌에서 70대는 젊은축에 속한다.

이처럼 젊은노인들이 갖고 있는 경륜과 능력을 사회가 활용하면 노동력의 부족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개개인도 인생후반을 보람있게 만들수 있다. 선진국에선 노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있다. 미국은 60년대 후반부터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했고 일본도 2006년에 현재 60세인 정년을 2013년까지 65세로 연장했다.

홍 할아버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강한 노인들이 우리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노령수당을 주는것보다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진정한 노인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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