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역건설업체 발주 가뭄



해마다 하반기와 겨울철만되면 지역건설업계는 물량난이 가중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내년에도 총선으로 수주전망이 어두워 생존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지역 건설업계의 생존 전략, 실태, 해법 등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 편집자

충북지역 건설업계는 해마다 공공공사 물량 감소로 인한 수주난, 연말 자본금 확보 비상 등으로 경영난에 몰려 있다.

12일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공공사 발주물량은 359건 5천411억3천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5.2%인 1천822억1천800만원 감소했다.

또한 올해 지난달까지 지역 건설업계 전체 수주액은 1조1천422억8원800만원으로 지난해 1조3천912억원보다 1천110억4천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주액 감소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도내 건설업체 수는 1년새 20개 업체가 감소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도 전문건설업계의 1년새 부도율과 폐업율이 19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도율은 공사물량 감소에 따른 수주 부진, 공사대금 지연 지급 및 저가하도급 등 고질적인 하도급 부조리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또한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는 최저가낙찰제를 내년부터 100억원이상 300억원 미만 공사까지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업계의 불만과 반대 등에 힘입어 2년간 유예됐다.

지역 건설업계는 외지 건설업체가 대형 건설공사 수주를 거의 독식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지역 건설업체의 만성적인 수주난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지역건설업계의 공동화 현상은 불 보듯 뻔하고 지역 건설업계의 설자리는 벼랑으로 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또 외지 대형건설업체가 지역건설업체와 공동수급제를 구성할 때 공동수급 비율을 49% 이상으로 하도록 하고 있지만 발주기관과 대형 낙찰 건설업체에서 공사를 주도하기 때문에 지역 중소건설업체 참여는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지역 G건설 대표는 "4대강과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중소 건설사 물량이 현저히 줄었다"면서 "지난해부터 중소 건설사들이 수주난이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매년 악순환과정의 상반기 조기집행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지역업체를 위한 공사 물량이 더 줄어 건설업체가 고사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이태호 실장은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참여확대를 위해 전체 공사물량의 60% 이상을 지역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줘야 한다"며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민간·공공공사 하도급의 공정한 거래가 정착될 수 있도록 철저한 지도감독과 개선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 건설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 11월 57로 비제조업분야 전체업황BSI(72)와 큰 격차를 보이는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업계 불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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