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곽의영 前 충청대교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경제가 오늘 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긴축을 도모하고, 신흥국들 또한 위기극복 과정에서의 유동성(현금) 공급과잉으로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긴축 정책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글로벌 경제적 상황을 기조로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세계경제성장률을 3.5%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경제의 둔화와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하고 있다. OECD(세계협력개발기구)도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3.4%로 하향조정 하였다. 그 외 주요기관의 전망치 역시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2년 연속 3%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으로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난 8~9일 영국을 제외한 26개국 유럽연합(EU) 정상들이 EU회원국의 재정통합을 강화하는 '신(新)재정협약'에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 협약이 정부 간의 조약수준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으며,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고로 유럽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주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올해의 250억달러보다 크게 줄어 16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으로 9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고 수출이 둔화되면 고용의 감소로 .민간소비도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가계부채가 '생계형 가계대출'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고 있어, 가계대출이 부실화 되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소비자 물가는 근래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과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엔 세계경제 성장의 둔화로 유가 등 원자재가 안정적으로 공급됨으로써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다.

고용 면에서는 경기부진으로 고용상황이 올해보다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반적인 내수경기 부진으로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의 고용흡수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이다. 다만 건설부문은 올 하반기부터 재개발과 재건축 착공이 늘어나고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청사 착공에 의해 건설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다.

기준금리는 내년에 한 두 차례 인상하게 될 것으로 본다. 한편 시중금리도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지만 대내외적 경제여건의 불안으로 제한적 인상이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신용등급의 하락과 초저금리 유지 그리고 국내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채권의 지속적 유입으로 1천60원~1천70원 정도로 유지 될 것이다.

한편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짐에 따라 국내주식 등 원화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요컨대 내년에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에 커지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 질것이다. 따라서 대외적 불확실성에 면밀히 대응하고 재정 조기 집행의 적정한 타이밍 결정이 중요하다.

아울러 내년도 경제는 수출이 감소돼 내수에 의해 경기를 진작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의 제공은 물론 서비스 산업부문의 과감한 행정규제 완화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 해야만 되겠다.

끝으로 내년은 본격적인 총선과 대선의 선거정국에 들어간다.

그러기에 표를 의식한 과도한 포퓰리즘 경쟁이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므로, 우리 유권자들은 이를 철저히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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