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논술시험 이렇게 준비했어요 - 최혜림 (청원고 3·고려대 진학)

나는 내가 논술로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고등학교 1, 2학년 때는 논술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중학교 때 친구들과 그룹으로 독서 논술을 배우면서 일주일에 한편씩 꾸준히 글을 썼고, 고등학교 때는 독서부 동아리에서 독서 신문을 만들면서 글을 쓴 것이다.

논술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때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논술 강의를 신청했는데 제가 늦게 시작한 편이라 먼저 시작한 친구들의 수준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3학년 때는 논술 강의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마침 담임 선생님이신 김재훈 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논술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수시 1차 논술 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수능 전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기출 문제를 써 보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고, 논술 첨삭을 받고 나서는 제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빠뜨린 것과 너무 오버해서 과장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고 과정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평소에 논술을 공부해오던 친구들보다 짧은 시간동안 준비했지만, 주어진 시간동안 나의 사고의 틀을 바꾸고 스스로 터득하려고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고려대학교의 수리 논술은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EBSi에서 첨삭 강의를 들어보았다. 평소에 수리 공부할 때 개념을 확실하게 잡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논술 시험도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에 긴장되었다. 특히 논술 준비를 많이 한 친구들은 시험 전에 엄청난 양의 자료를 들춰보며 공부를 하기 때문에 위축되기도 했다. 나는 논술을 쓰면서 생각했던 것과 주의할 것들을 미리 적어가서 복습하며 시험을 기다렸다. 글을 읽다보면 앞이 깜깜할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글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나는 고려대학교 논술 문제를 받고 전자보다는 후자의 경우였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핵심은 절대 놓치지 말자'고 다짐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수리 논술은 고등학교 교과 내용과 관계가 깊어서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그동안 논술을 쓰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 가지가 있다. 글의 흐름, 핵심 그리고 집중과 복습이다.

먼저 글의 흐름이다. 논술을 처음 시작할 때는 불필요한 내용과 주관적인 내용을 써서 논제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 글의 전체적인 흐름 파악을 못하니 불필요한 내용을 쓰고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읽다보니 전혀 생뚱맞은 주관이 개입되기도 했던 것이다. 글을 숲을 보듯 읽으면서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자 논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글의 핵심이다. 주어진 글의 핵심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까다로운 것이기도 하다. 특히 400자 내외의 짧은 글에서는 핵심이 하나라도 빠지면 감점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논술을 처음 시작할 때 했던 실수는 글의 핵심이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글쓴이는 글의 궁극적인 주제는 하나일지 몰라도 그 주제를 끌어내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한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핵심적인 부분에 모두 밑줄을 그으면서 내가 글쓴이라면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불필요한 내용을 걸러내면서 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주관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과 복습이다. 사실 고3때 논술을 준비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논술로 대학을 가는 것이 확률도 낮을뿐더러 단기간에 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길이 없었기 때문에 논술을 공부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시간만큼은 100%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논술 첨삭을 받은 뒤에는 꼭 복습을 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갔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은 습관처럼 예전의 실수를 답습했기 때문에 매주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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