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청소년 가상공간서 그들만의 대화

문화공간 태부족 인터넷서 공간만들기
지난 1999년 10월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로 57명의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은데 이어 지난 16일 경기도 광주 대입 전문학원 예지학원에서 불이나 10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청소년들이 가서는 안될 성인들만의 공간 혹은 쇠창살에 둘러싸인채 입시공부에 시달리다가 어이없게 목숨을 잃어 더욱 안타깝다.
 충북도내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수는 모두 24만 4천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나름대로 여가시간이 생기면 거리로 뛰쳐 나오지만 마땅히 갈곳이 없다.
 청주시 상당구 사직동의 김모양(16)은 『우리가 갈 만한 데라고는 시내 번화가 밖에 없다』『또래끼리 모여도 이야기를 나눌 장소가 없다』고 말한다.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문화공간은 사회가 제공하는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과 청소년들이 즐기는 성안길 같은 「비공식적 문화공간」이 있다.
 충북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보다 대중적인 비공식적 문화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잘 마련돼 있는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의 부족이 청소년들을 성안길이나 충북대 중문쪽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2백30여개 지방자치단체에 70여개의 청소년 문화의 집이 설치되어 있고 올해 38개의 청소년 문화의 집이 설치 계획으로 있다.
 충북지역에는 음성, 단양, 단양군 매포 청소년 문화의 집이 설치돼 있으며 올해 괴산, 옥천군 이원등에 청소년 문화의 집이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음성 청소년 문화의 집의 경우 이미 지난 99년 6월 개관해 문화예술관련 CD, 비디오 테이프, 도서등을 비치하고 인터넷실, 청소년 상담실, 문화시청각실, 개인연습실 등을 갖춰 청소년들의 취미활동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수시로 자원봉사자 모집을 통해 년간 6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댄스, 컴퓨터, 영어 등의 무료강습 등을 펼치고 있고, 각종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하루 2백여명의 청소년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충청북도 우수사례로 선정돼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있어 지자체 출범이후 가장 의미있는 시설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59만 청주시 인구중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비율은 26%에 이르고 있으나 청소년 문화의 집 등 청소년을 위한 전용공간은 찾아 보기 힘들다
 청주시는 오는 7월 인터넷, 비디오, CD 부스 등을 설치한 청주 문화의 집을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청소년을 위한 전용 공간이 아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전 석교동사무소를 개보수하여 규모상 한계가 있다.
 달리 가볼만한 곳이 없는 청소년들은 그들만의 문화공간을 인터넷에서 찾기도 한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홈페이지 및 각종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까페, 메신저를 이용해 갈곳없는 청소년들 스스로 커뮤니티를 이루며 그들만의 문화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한 청소년들의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성숙한 청소년들만의 참여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폭탄 사이트 등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부분 진지하지 못하고 오래가지 못한다.
 인터넷상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활발하게 커뮤니티를 이루는 소재들은 스타 팬클럽, 개인음악방송, 컴퓨터 관련 정보교환, 동창회 모임등이다.
 최고 인기 가수들의 팬클럽의 경우 최고 수십만명의 청소년들이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자신들의 아이돌에 대한 반대 의견이 올려진 글이 실린 사이트는 이들의 공격대상이 돼 초토화가 될 정도로 청소년들의 맹신도적 활동이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초고속통신망이 깔린 컴퓨터와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갖추고 몇가지 응용프로그램만 익히면 손쉽게 개인 인터넷 방송을 차릴 수 있다.
 스스로 웹자키가 되어 밤이 새도록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
 웹자키와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채팅을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신청곡이 들어오면 소리바다 등 MP3 공유서비스를 통해 파일을 다운받아 들려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개인 인터넷 방송 대부분의 신청곡들은 청소년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에니메이션 노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포털업체 등이 제공하는 메신저 서비스 등은 대용량의 파일 전송이 가능해져 매우 유용하지만 각종 음란물의 전파 매개체로 악용되기도 한다.
 가장 우려가 되는것은 청소년들의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무분별한 용어사용에 대한 문제다.
 인터넷상에서 성인들이 처음 보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허걱(엽기적 상황에서의 신종 감탄사)』『걍(그냥)』등 표준어를 무시하고 존칭이 사라진 비속어, 은어사용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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