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에 『옷 깃만 스쳐도 억 만겁의 인연이라 했다』 하물며 부모자식 간 인연이란 얼마나 크고 깊어 열달 배 아파 낳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가.
 우리나라는 전통대대로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로 사회의 기초단위를 이루면서 부모에게 극진하게 봉양하는 모습을 보고 효의 근본을 배웠다. 그러면서 형제 간 우애를 다지며 가정의 구성원으로 책임감을 키웠다.
 지금은 급변하는 산업화,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따라 대가족은 소가족 제도로, 우리보다는 나를 더 생각하게 됐다. 내가 불편하면 자식도 학대해 숨을 거두게 하고, 효도관광을 빙자한 현대판 고려장이 성행하며, 스승에게 폭행을 가하는 일이 심심찮게 TV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이는 사회의 기초인 가정이 송두리 째 무너지고 있다는 역력한 증거다.
 어느 날 새벽, 딸 아이와 목욕탕엘 갔다.
 『턱이 있네. 조심허이』 컬컬한 목소리의 아주머니가 80을 넘긴 듯한 노인을 모시고 들어오면서 목욕탕 안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누가 보아도 80 노인은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노인의 반응이 있건 없건 계속 이야기를 건네며 정성스럽게 몸을 씻어드리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고 정겨워 보일 수가 없었다.
 나를 중시하고 물질이 우선인 각박한 이 사회를 가정이라는 울타리로 끌어들여 사회의 문제, 그 중 청소년ㆍ노인 문제를 인성의 기초가 되는 「효」 와 「예」로 풀어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따뜻한 가정이 따뜻한 사회로, 건전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로 자리매김될 때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욱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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