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기자단-두꺼비]

갑자기 서산에 있는 호텔 숙박권이 생겼다. 처제네가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겼단다. 토요일 오후 동호랑 집사람이랑 셋이 그냥 떠나기로 했다.

이제 2주후면 동호도 군입대를 할 것이고, 얼마간 아들과 따로 있어야 한다. 물론 서울로 대학가서 일년간 있었지만 아무 때고 연락되고, 주말이면 내려올 수 있는 상황과 군입대와는 심리적 받아들임이 아주 다르다. 더군다나 딸 수연이가 고등학교에 가면서 기숙사에 합격했기 때문에 이제 말로만 듣던 부부만의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외로움(?)이 들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부쩍 성장한 듯한 동호도 함께 가는 것에 동의 한다. 그래 하루밤이라도 떠나보자. 바닷가 겨울바람은 생각보다 추웠다. 날이 좀 풀렸다는 느슨함은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확 움추려들었다. 그래도 모처럼 본 바닷가 아닌가? 기분은 참 좋았다. 간발의 차이로 서해바다 낙조는 보지 못하고, 막 숨어버린 해질녁 노을은 남아 있었다.



서산 갯벌에 들어와있는 밀물 가득찬 바닷물은 모처럼 충분히 바다를 느끼게 했다. 동호와 집사람 사진을 찍으면서 아들녀석 콧수염도 제법 자라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과 일년전 대학 입학을 준비할 때의 고딩아들이 아니다. 훌쩍 성장한 장정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 내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을 때 우리 아버지가 이런 느낌을 가지셨 을것 같다. 어머니 역시 당시 우리 정도의 연령대가 아니었을까? 그때의 내 심정을 동호도 가지고 있겠지?

서산 바닷가에서 먹는 가리비맛은 참 일품이다. 이맘때가 가장 맛있 을때라고 하더니 싱싱한 생굴맛도 일품이었다. 이미 입맛은 나와 별차이가 없어서 동호역시 아주 좋아 한다. 소주라도 한잔하고 싶었는데 운전을 해야 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냥 아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며칠 후 '저 군대 다녀올께요'라며 돌아서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느낌일까? 내가 나이를 좀 먹은 것 같다. 이제 청년이 아닌거지, 청년이라는 말은 이제 동호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모처럼 조촐하게 함께한 동호와의 여행. 짧은 일정에 휙 다녀온 여행이지만 여러가지 상념이 많은 여행이었다. 이렇게 한발씩 내가 위치해온 세상의 자리를 넘겨주는 것이 이치일게다. 숙소에서 셋이 맥주를 한잔씩 했다.

http://blog.daum.net/toadtown/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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