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민우·경제담당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 골목상권 진출에 맞서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포럼이 생겼다. 지난 7일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산파 역할을 한 충북소상공인포럼은 민·관 합동 형태로 발족됐다.

이 포럼은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소상공인들이 생존현장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 등을 지역 단위로 발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본부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 운영자 중 지역업자는 거의 없다"며 "지역주민들이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입법 추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한 패널은 "정책 집행자들의 지역 소상공인 살리기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절실하다"며 "대형마트 입점을 줄기차게 반대했지만 결국 입점을 지켜볼 수밖에 없으며, 선거철에만 인사치레로 지역 전통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정책당국자들이 얄밉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지역 소상공업계 잠식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렇다고 골목상권에 봄이 올 것 같진 않다. 이미 전국에는 대형마트들이 포화상태에 있다. 대형마트는 이제 제과와 커피, 피자, 치킨, 문구 등 거의 모든 골목상권 업종을 다루면서 일종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다. 재벌 몇 곳이 눈치 봐가면서 일부 업종에서 손을 뗀다고 골목상권이 나아질 일은 아니다. 지자체가 영업시간 규제와 휴무일 강제 지정을 들고 나왔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쇼핑이 생활화됐다. 재벌의 자비심과 정치권의 응원에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총 663만명으로 추산된다. 자영업자 가운데 170만명 정도는 생계형으로, 다른 일을 할 형편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장사가 안돼도 발을 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막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들의 첫 직장 은퇴는 소규모 창업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과 다르게 '차별화'밖엔 방법이 없다. 우리는 남들이 성공한 시장에 우루르 몰려가서 다같이 망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정부 등 관할 행정당국도 사업 전망과 타당성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서비스를 포함해 지역 자영업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minu@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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