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연 칼럼] 박상연 논설실장·뉴미디어국장

디지털 전성시대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때까지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고 하루일정을 관리하며 사진도 찍는다. 뉴스보기, 쇼핑, 동영상보기는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와 대화한다. 기사, 블로그, 트위터 등 항상 무엇인가를 한다. 잠시라도 곁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에 안절부절이다.

총선 후보마다 트위터로 선거 홍보하고 페이스북에 자신이 방문했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린다. 굳이 어렵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필요가 없어졌다. 디지털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면 '디지털 문맹'소리를 듣는다. 어느 분야에서나 디지털 능력과 마인드를 가져야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넘쳐난다.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 등 개인미디어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불리는 디지털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정보가 홍수를 이룬다. 그러나 진정성이나 사실여부 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가 많다.

뉴스 소비 방식도 디지털이 대세다. 대부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뉴스 정보를 접한다. 젊은층은 아예 종이신문을 안 본다. 디지털시대 종이신문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다.

얼마전 TV방송에서 실시한 '뉴스 기억도' 실험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뉴스기사 시선집중도 조사결과 컴퓨터 41.33%, 스마트폰 43.17%, 종이신문 46.5%로 나타났다. 종이신문의 기억도가 대른 매체에 비해 가장 높았다. 종이신문을 통해 읽은 기사를 잘 기억한다는 것이다.

바로 종이신문만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종이신문에서는 기사가 어느 면에, 얼만한 크기로, 어떻게 배치됐는가 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그날의 뉴스의 중요도에 따라 편집을 하기 때문이다. 포털을 통해 제공되는 뉴스는 기사의 중요도와 상관없이 같은 크기로 실려있어 매우 평면적일 수 밖에 없다.

또 종이신문은 '헤드라인 훑어보기'가 가능하다. 종이신문은 넘기면서 주요 제목을 훑어보고 대강의 시사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주요 관심있는 제목을 발견하면 읽게된다. 반면 인터넷은 사람들로 하여금 읽고 싶은 기사를 스스로 선택하게 만든다. 묵직한 뉴스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예인, 스포츠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소위 '낚이게' 하면 된다. 때문에 인터넷 포털 뉴스는 연예계 신변잡기나 가십거리, 예능프로그램 등 말초적인 정보를 다룬 것이 많다. 게다가 원래 읽으려고 했던 기사를 클릭하면 선정적인 모델이 나오는 배너광고를 접하게 된다. 뉴스 읽기 집중력을 방해하고 편협된 정보만 습득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원장은 "포털로 뉴스를 접하게 되면 정보의 경중(輕重)없이 '병렬적'으로 다가오며 인식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반드시 종이신문을 읽기를 권한다. 그는 자식들에게도 반드시 종이신문을 읽게 한다고 한다. 종이신문의 장점인 '편집의 힘'을 빌어 기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분석력을 키울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세상을 알려면 신문을 읽어라"고 역설했다. 아직도 정부의 고위관료나 기업의 CEO들은 매일 아침 종이신문을 읽는다. 결코 인터넷 기사만 클릭해가며 얻을 수 없는 것이 종이신문에는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시대 일수록 아날로그적인 기초가 튼튼해야 통찰력을 키울 수 있고 정서적으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4월 7일은 제 56회 신문의 날이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 대상에는 '펼쳐라 넘겨라 세상과 소통하라'가 선정됐다. 하루종일 끼고 사는 인터넷·스마트폰을 잠시 꺼두고 하루 10분 정도 신문을 펼치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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