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국회의원은 성공한 사람일까.

이 같은 일반적 물음에 명쾌히 답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권력을 움켜쥐었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이라 정의하는 것도 일반적 동의를 받긴 어렵다. 성공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은 부정적 측면이 더 강하다.

국회의원수를 200명이나 줄이자는 '국민생각' 정당이 호평을 받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정리하여 성공학 책을 내는 작가 입장에서 보면 국회의원이 되었다 해서 무조건 성공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이들도 성공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면서 불굴의 도전정신을 발휘한다.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면서 불굴의 도전정신을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 얼핏 보면 성공한 부류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자신과 가족, 정당 밖에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어쭙잖은 국회의원들은 나라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세상만 어지럽힌다.

국회의원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선진국 사회로 갈수록 투표율은 줄어든다. 그러나 투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엄숙한 행사다. 어느 사람을 선출하느냐에 따라 조직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의회보다는 행정조직을 이끌어가는 단체장들에 더 관심이 많지만 국회라는 조직도 어떤 사람들을 뽑느냐에 따라 의회민주주의의 정치기상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필자가 보기에 국회의원은 두 부류가 있다. 나라에 도움이 되는 국회의원(國會議員)과 도움은커녕 해가 되는 국해의원(國害議員)이다.

국회의원(國會議員)과 국해의원(國害議員)은 글자 하나 다르지만 그 의미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상당수 유권자들은 무조건 당을 보고 찍거나, 혈연, 학연, 지연 등 인맥에 휘둘려 투표하는 바람에 국해의원(國害議員)을 국회로 보내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국해의원들(國害議員)에게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DNA들이 있다.

이기, 오만, 비난, 수다라는 DNA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다. 선거 때에는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공약해놓고 선거가 끝나면 국가, 사회, 지역 등 대의와는 거리가 먼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당선만 되면 서민은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자신을 둘러싼 1차집단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쁘다. 가족과 소속정당, 차기를 위해 권력자들에게 줄서기를 하고,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 되는 곳만 기웃거린다.

선거가 시작되면 업적이나 공약, 정책으로 심판을 받으려 하지 않고 상대 후보를 흠집 내어 내려앉히는데 주력한다. 당연히 TV토론에 나서면 상대를 비난하는데 집중한다.

반면에 국회의원(國會議員)들은 배려, 겸손, 칭찬, 경청이라는 성공DNA를 갖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며, 비난을 일삼지 않고, 언제나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사람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회의원(國會議員)이라는 옥석을 가리기 힘들다면 국해의원(國害議員)을 뽑는 어리석음이라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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