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한정호] 대학병원 외부 낙하산 인사와 대동소이

어제 어느 선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앞으로 우리 대학병원의 스텝을 충원하는데 '그 후배는 어떨까요?'라고 물어보았더니, '그 애는 깜이 아니야'라고 하셨다. 뭐 일정 부분은 맞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렇게 깜(능력)을 중시하시는 분들이 어디서 요상하게 깜도 없는 분들을 모셔오시는 것인지 되물어보았다. 대답이 없으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비슷한 것인데. 내가 키워야 할 후배와 제자들에게는 엄청나게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외부에서 모셔오는 분들에게는 한 없이 자애로운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지방대학병원에서 내과 전공의가 서울의 메이저 병원과 비교하여 얼마나 어렵게 수련을 받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모든 인프라와 지원이 갖추어진 곳에서 아주 편하게 수련을 받은 분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거기서 논문점수도 채우고, 논문도 밀어주고, 당겨주고. 실험실 및 환경도 갖추어져 있고, 통계를 전문으로 봐주는 직원도 있고.

지금 나와 함께 고생하는 전공의들은 레지던트 기간 동안 노력봉사하고 나가면 그만인 부속품/소모품들이 아니다. 정말 눈물나게 고생하는 후배의사들이다. 능력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도 큰 업무에 시달리느라 단점들이 들어나는 것 뿐이다.

이런 단점을 부각시켜서, 내(우리)가 키워야할 사람들은 단호하게 내치고, 어디서 어떻게 수련을 받고 환자를 봐왔는지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게 덥석덥석 모셔오는 것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이번 선거에서 각당들이 보여준 공천실패, 낙하산인사와 무엇인 다르단 말인가?

선거분석 기사를 읽다가 대학병원의 인사나 선거나 비슷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몇자 적는다.

http://blog.hani.co.kr/medicine/4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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