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정원 당진소방서 송악 119안전센터

서울 서초소방서에서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지난해 11월 중순쯤 서초동 식당 건물에서 가스가 폭발했다는 출동지령이 나왔다.

폭발사고는 처음인지라 무전 상황에 잔뜩 귀를 기울이며 긴장하고 있었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살펴보니 1층 식당 앞 주차장의 유리 파편과 출입문 프레임이 휘어진 상태로 보아 폭발의 강도는 상당했던 걸로 보였다.

우선 식당 안으로 진입해 손님들과 식당 주인을 밖으로 대피 시킨 후, 주방 쪽 가스밸브를 차단하고 건물 벽에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가스 밸브와 건물 뒤쪽에 있는 LPG 가스 저장소 메인 밸브도 차단했다.

모든 가스 밸브를 다 잠그고 조심스럽게 추가 폭발 징후를 살폈으나 더 이상의 폭발은 발생하지 않았다.

식당 주인은 "가게 문을 열고 때마침 손님들이 오시기에 밥과 밑반찬 준비 후 찌개를 끓이기 위해 가스밸브를 열고 주방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바닥에 둔 휴대용 가스버너에 불을 켜는 순간 '펑'하고 폭발이 일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진압팀 감식 담당자는 이번 폭발이 "가스밸브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LPG 가스가 밤사이 바닥에 체류한 상태에서 별다른 조치사항 없이 휴대용 가스버너를 사용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결론 내렸다

보통 사건사고를 신문이나 뉴스에서 접한다. '나는 아니겠지' 라는 안일한 태도가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사고는 우리 가까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사건사고이고, 그러한 사건사고는 누구에게나 예외는 없다. 조심하는 마음가짐과 안전사고 예방 규칙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우리 모두 'Safe Korea'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폭발 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사용 전·환기(가스 불을 켜기 전 가스냄새가 나지 않은지 살펴보고 창문을 열기), 사용 중·점화확인(점화를 할 때에는 확실히 불이 붙었는지 확인 불이 붙지 않은 줄도 모르고 코크를 계속 열어두면 가스가 새어 위험), 사용 후·밸브 잠금(점화 코크와 중간밸브 잠그기, 장시간 집을 비워둘 때는 중간밸브나 계량기 밸브까지 잠가야 안전), 평상시·누출점검(호스와 연소기 등의 이음새 부분과 호스에서 가스가 새지 않는지 비눗물이나 점검액등으로 수시로 점검) 등의 가스안전 사용수칙 만 준수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여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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