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한병선 교육평론가

모든 집단은 나름의 문화를 형성한다. 교직사회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교사들이 모여 학교풍토와 교직문화를 만든다.

이런 문화는 구성원들에게 조직적인 정체감을 부여한다. 집단에 따라 나타나는 고유한 문화인 셈이다.

교육학자 다프트(Daft, 1994)에 의하면, 집단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할 때 가치관, 규범 및 사고방식 등이 공유되어 나타난다.

교사들의 경우 말투나 옷차림만 보아도 교사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보수적', 혹은 '권위적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스스로 조심하는 부분도 많다. 교직의 문화적 특성을 엿볼 수 있는 한 대목이다.

▶ 복잡한 양상의 교직문화

'교직문화'는 '학생문화', '학부모문화'와 함께 학교문화를 구성하는 하부문화의 하나다. 그럼에도 교직문화는 다시 다양한 모습의 하부문화로 나타난다.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이다. 예컨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문화는 크게 다르다. 학교 급간과 입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인문학교와 실업학교 간, 일반학교와 특목고의 차이도 난다.

교총, 전교조 등 교사들이 소속된 교직단체의 이념적 특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결혼문화나 인사문화가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나타나지만 집단에 따라,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교직문화는 현실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조직 구성원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인사이동시 선호하는 지역과 학교, 개혁정책에 대한 수용과 저항, 각 학교에 대한 선호와 인지, 이미지 등도 다르다.

볼만(Bolman)과 딜(Deal)이 지적한 문화적 시각은 조직을 보는 상징적 틀이란 것.

교직문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학생과의 인간관계, 동료교사와의 관계,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행정직과의 관계 등 수없이 많다.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등 여러 집단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우리의 경우 스승을 상석(上席)에 정치시키는 사회문화적인 배경도 영향을 미친다.

학교조직의 건강성도 빼놓을 수 없다. OHI(organizational health inventory) 학교건강성검사에 의하면, 건강한 학교는 교사, 학생 간, 교사와 교장 간 신뢰관계가 높게 나타난다.

개방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학업성취도도 높다. 교사들은 수업개선과 전문가적인 소양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반면, 건강하지 못한 학교는 반대의 특징을 나타낸다. 참고로 OHI 도구는 학교건강성검사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에서 많이 활용하는 진단도구다.

집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이다. 그 문화가 의미하는 상징과 코드가 다르다.

외부의 자극과 요구에 반응하는 양식도 차이가 난다. 그런가하면 다양한 요소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문화지역을 만든다.

흔히 강남학군, 목동학군, 강북학군으로 부르는 것도 해당지역의 경제적 수준, 주거형태, 교육성과에 대한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문화지역이다. 단순히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사실만으로는 집단문화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 긍정적인 교직문화 만들어야

미래지향적인 교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지금까지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부정적인 모습이 더 많았다. 교직문화의 속성을 종합적, 통찰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건강한 교직문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교육을 위해서도, 교직사회를 위해서도, 후속세대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교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런 점에서 교사들의 사고, 행동양식, 학생관, 학부모관, 사회적 기대와 요구 등 모든 관련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 접근과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가 교직문화를 천착(穿鑿)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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