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재식 저산교회 목사

요즈음 나뭇잎 도감을 자주 보게 된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싱그러움을 바라보고 난 후 이름을 알 수없는 나무이름을 찾아보게 되는데 나무의 모양과 나뭇잎으로 나무를 구분하는 일이 참! 재미있다.

미국을 다녀온 지인이 건네준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산책을 하다가 이웃을 만나 엉겁결에 입에 있던 막대사탕을 부리나케 손에 들고 인사를 나누며 멋쩍게 웃었던 기억, 그리고 맛있는 사탕과 함께하는 산책길의 진풍경과 들녘의 경치로 즐거운 마음을 준 정겨운 마음을 갖게 했던 적이 있다.

어느 주일 날 목회일정을 마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예배당을 나섰다. 오솔길과 하나가 되니 마음 편하게 들녘을 걷게 된다. 들녘을 지나 동산으로 가는 길목에 자라난 작은 풀들을 보며 출애굽광야시대에 풀한 포기도 반가웠을 광야의 출애굽 멤버들의 마음에 얹혀 지고 성지순례 기간에 걸어보았던 광야와 엮어져 모지랑 붓처럼 다 닳아 없어진 붙임성 좋은 마음들을 주섬주섬 담아 보았다.

신명기의 주된 내용은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약속하신 가나안땅을 앞에 두고 하나님을 향해 의지하는 믿음과 확신도 없는 출애굽 2세대들에게 모세의 말씀선포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출애굽 과정에서 진행하신 일들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따르게 하신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출애굽 후 40여년의 여정의 끝자락에서 출애굽 과정의 기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지 못한 출애굽 2세대들에게 율법을 재해석, 반복했던 모세의 선포내용과 사역의 대부분이 신명기에 기록되어 있는데 출애굽 2세대들처럼 사람들의 삶의 길에서도 삶의 전 영역을 리셋을 해야 할 위기의 때가 있을 수 있다.

이 때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돌리기도하고, 고함도 질러보고, 잠을 한없이 청하거나, 현재의 자리를 잠시 떠나는 여행의 길을 나서기도 한다.

깊이있게 삶을 재해석 하게하는 인생길에선 근심어린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향한 여정 가운데 옛적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 나에게 지시하시는, 본받으라는, 변화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절절하게 만나고 읽고 듣는 꿀맛 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여러 생각을 정리하고 재도약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출애굽의 과정 또한 이와 같이 율법을 재해석하고 고난과 직면하여 공동체와 개인의 잘못된 방향성과 생각, 행동을 수정(修正)하여 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는 법을 새기고 실천케 하기위해 필요한 코스였던 것이다.

세계창조의 맨 처음과 인류의 시작을 기록한 창조시대와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요셉으로 이어지는 족장시대를 지나 모세의 인도로 시작했던 출애굽 광야시대가 주는 상징성을 사람들의 생애 속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최초의 공동체인 가정에서 삶을 시작한다.

가정, 종교기관, 학교와 크고 작은 다양한 공동체 속에서 영성과 매너, 삶의 방법을 배우고 공동체의 중요성을 익히고 연합하는 정신을 배우며, 살아가는 건전한 영육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질 때 국가는 풍요와 커다란 축복들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산책은 어느새 동산 초입을 지나 돌아가야 할 전환점의 위치에 있었다. 동산안의 신선한 공기는 내 마음안의 묵은 한숨들이 사라지고 깨끗한 정신으로 묵상케 한다.

동산을 뒤로하고 교회에 다다랐을 즈음, 산책했던 동산을 바라보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바라볼 수 있는 동산이 있어서 행복하다.

날마다 삶의 영적 트래킹으로 자신의 인생여정을 바르게 재해석하며 지키고 엣지있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봄날의 새싹들처럼 새롭고 순수함으로 늘 돋아났으면 좋겠다. / 저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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